삼각대와 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 이야기
지난번 글에서는 삼각대와 카메라로 일주 사진을 찍는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일반 야경 사진 찍듯 장노출을 줘서 별의 궤적을 담는 사진이고 보다 나은 이미지를 위해서 수 시간의 장노출 보다는 30초가량의 노출을 준 사진을 여러 장 찍어 합성하는 방법을 주로 쓴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면 위와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데 이런 일주 사진에는 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별 사진을 담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상이 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선이 비교적 짧은 일주 사진에서는 괜찮지만 지난 글의 삼다수 목장 일주 사진처럼 궤적이 긴 사진은 나름 별 좀 봤다고 하는 분들도 자세히 보기 전까지는 어떤 게 사진에 찍혀있는지 알아보기가 힘들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이러한 일주 사진과 반대 개념으로 별을 별처럼 궤적이 아닌 사진을 찍는 것을 점상촬영이라고 합니다.
위와 같이 별을 점상으로도 촬영이 가능합니다. 부가적인 장비는 물론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없어도 촬영 가능합니다.
일주운동
우선 점상촬영을 하기 전에 알아야 할게 별의 일주운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난번 일주 사진 설명을 할 때 별이 천구의 북극을 중심으로 한 시간에 15도씩 이동하는 것을 일주운동이라고 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별이 이동한 것을 선으로 남기는 일주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점상촬영은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요??
산들 바람이 부는 날 바깥을 보면 가까이 있는 풀이나 나무는 바람에 따라 흔들리지만 멀리 있는 나무는 흔들리는지 가만히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 있는 나무는 흔들리는 게 보이려면 보다 센 바람이 불어 나무가 크게 흔들려야 흔들리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을 텐데요. 이 원리를 별 사진에도 적용하면 됩니다.
별의 일주운동은 시간당 15도 1 분당 0.25도씩 움직이게 됩니다. 사진으로 남겨놓으면 움직였구나 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지만 별을 보는 그때 만큼은 움직이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를 움직였다는 것을 모르는 한도 내에서만 셔터를 열어주는 게 점상촬영의 핵심입니다.
위 사진의 경우 1.5 크롭(APS-C) 사이즈의 센서를 가진 DSLR로 16미리 렌즈에 조리개는 5.6 셔터스피드는 15초를 준 사진입니다. 별이 점상으로 나온 게 확인이 되나요??
점상사진에 있어서 셔터스피드는 별이 흐르지 않게끔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 셔터스피드 값이 점상으로 찍으려면 딱 이 정도로 하면 된다 라는 절대치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 어려운 점입니다. 영향을 받는 요인이 몇 가지 있는데요 점상사진에서 별이 흐르게끔 하는 요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별의 위치
별의 위치가 북극성에 가까울수록 덜 흐르고 천구의 적도에 가까울수록 많이 흐릅니다. 이는 같은 시간에 15도씩 이동하긴 하지만 동일 각도일 때 반지름이 짧은 부채꼴의 호의 길이가 반지름이 긴 부채꼴의 호의 길이보다 짧다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렌즈의 화각
렌즈의 화각이 망원일수록 별이 잘 흐르고 광각일수록 덜 흐르게 됩니다. 망원으로 화각을 좁혀 먼 거리의 대상을 가깝게 찍는 망원의 특성상 같은 셔터 속도하에서 별이 더 잘 흐르고 광각으로 화각을 넓혀 먼 거리의 대상을 더 과장되어 작게 찍는 광각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덜 흐르게 되는 특성을 보여줍니다.
촬영법
기본적인 촬영법은 일주 사진 촬영과 거의 동일합니다.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를 올려 구도를 잡습니다. 우선 적정 셔터 속도를 찾기 위해 감도는 가능한 선까지 올리고 조리개는 가능한 열어둡니다. 그리고 셔터 속도를 5초 10초 15초 20초 등으로 조절해가면서 촬영을 하고 촬영한 사진을 최대한 확대하여 살펴보고 흐르지 않는 셔터 속도를 찾아냅니다.
셔터 속도를 정했다면 그 다음엔 노출을 정할 차례입니다. 최대 개방했던 조리개는 가능하면 한두 스텝 조여주고 감도 또한 적정 노출이 나오게끔 조절해 줍니다. 여기서 가능하다면 노출 조절은 조리개보다는 노이즈가 나오더라도 감도로 조절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적정 노출을 결정했다면 이제부턴 촬영을 하면 됩니다 :)
여기서 조리개보단 감도로 조절을 하는 게 유리한 이유가 있습니다. 조리개를 최대 개방 하고 찍으면 렌즈 광학설계상 특유의 수차가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수차는 조리개를 한두 스텝 조여주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고 고감도로 인한 노이즈는 후보적으로 어느 정도는 극복이 가능합니다.
노이즈 제거 중 간단한 팁은 별 사진 찍었던 세팅 그대로 렌즈 앞에 렌즈캡을 닫고 어둡게 해서 촬영을 합니다. 그러면 깜깜한 이미지가 나오겠지요?? 이걸 다크프레임이라 부릅니다. 나중에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툴로 별 사진과 다크프레임을 불러 두 이미지를 같은 이미지상에 레이어로 배치를 해 둡니다. 다크프레임이 제일 위에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레이어 블렌드 옵션을 difference로 바꿔주면 됩니다.
원리는 별 사진을 찍고 별도의 노이즈만 나온 사진을 찍어서 서로 합성 후 노이즈 부분만 빼주는 간단한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 가지 다른 팁을 드린다면 일주 사진을 찍을 때 이런 점상사진 노출 치를 기준으로 여러 장 찍는다면 똑같은 대상에 대해서 점상사진과 일주 사진 두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타임랩스 영상까지 한다면 1타 3피가 되겠네요 ^^
사실 이러한 점상촬영에는 노출시간이라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를 보완해주는 장치도 있으나 비교적 고가입니다 ^^; (다음에 소개하도록 하죠) 그치만 비교적 저렴하고 부가장비 없이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이 이러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대야 잠 못 드는 무더운 밤 돗자리와 모기향 그리고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서 사진도 찍고 돗자리 깔아 누워 하늘의 별도 보는 그런 취미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