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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말하우트 Aug 18. 2021

21.08.18.관측 일지

구름 사이로 목성 토성 관측

몇 주간 비 내리는 날이 계속되었다가 오래간만에 별빛이 조금 보이는 날이었습니다. 간간히 구름이 보이는 하늘이지만 시상은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인근 사는 별지기는 복합 경통의 경통을 냉각하지 않고도 7mm 아이피스에서 상이 안정적이라 했습니다. 망원경은 어느 정도 내부 공간이 막힌 구조라 바깥공기와 온도차가 생기면 공기의 대류로 인해 상이 불안정하게 되곤 하는데 이 온도차를 맞춰주는 걸 냉각이라 합니다.


운동 마치고 씻고 나와 경위대에 20x80 쌍안경을 설치했습니다. 맘 같아선 방에 있는 경통을 들고 오고 싶지만 관측을 얼마 못할 테니 설치 및 철수가 쉬운 장비가 요즘은 최고 같네요. 제일 밝게 빛나는 목성을 먼저 바라봤습니다. 목성 위로 줄무늬가 보일 듯 말 듯합니다. 망원경으로 6~70배 정도만 올려도 확실히 보일 거 같은데 배율상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7x50으로 보는 거랑은 또 다른 세계입니다. 7x50 쌍안경으로 바라보면 정말 잘 봐야 4대 위성이 구분이 갈까 말까 하는 수준입니다.


대구경 쌍안경으로 본 목성 주변으로 갈릴레오 4대 위성이 보입니다. 왼쪽에 하나 오른쪽에 두 개.. 자세히 보니 왼쪽에 하나가 아니고 두 개가 서로 근접하게 있었습니다. 전자 성도를 켜서 목성을 찾아보니 왼쪽부터 순서대로 유로파, 이오, 가니메데, 칼리스토입니다. 노트를 펼치고 첫 스케치를 해봤습니다. 목성의 디테일이 그리 잘 보이는 수준은 아니니 표현할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방위를 표시하고 가운데 목성을 동그랗게 그려주고 주변으로 보이는 대로 위성을 점찍듯 그려봅니다. 첫 스케치라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다른 분들의 스케치를 보며 연습을 좀 해봐야 할 듯합니다.

첫 천체 스케치. 목성과 갈릴레오 4대 위성


이어 목성 옆에 있는 토성을 겨눠봅니다. 7x50에서는 타원에 가까운 형태로 보였다면 이번에는 확실하게 고리가 보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드라마틱하게 토성 고리가 보이진 않네요. 아마 배율이 좀 더 높으면 고리가 더 잘 구분이 되어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토성 역시 스케치를 해 보았지만 경계가 애매한 토성 고리를 그리긴 아직 역부족인가 봅니다. 


이어 안드로메다 자리 근처로 쌍안경을 돌렸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인 M31을 보려 돌렸지만 어느새 하늘에는 구름이 몰려와 있었습니다. 이전처럼 드문드문 지나가는 구름이었으면 지나가길 기다려 볼 텐데 점점 구름이 하늘을 덮는 게 심상찮아 보였습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두 개의 행성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할거 같습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별빛을 쐬니 기분 좋았습니다. 사진 찍으러 나가기 어려울 땐 이렇게 집 앞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스케치를 끄적끄적해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활동인 거 같네요. 당분간 제대로 사진 찍을 수 있기 전까지는 그날그날 날씨를 보며 이렇게 간단한 장비를 설치하고 관측 기록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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