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천문력을 읽어드립니다.
어느새 8월이 되었습니다. 유난히 더운 여름 모두들 안녕히 지내시는지 궁금해지네요. 밤중에도 3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지내기가 많이 힘든 요즘인 거 같습니다.
7월의 천문현상을 건너뛰었었는데요. 개인사정이 좀 있기도 했었고 7월에는 소개할만한 현상이 크게 있지 않아서 발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 예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단순 천문력만 소개하기엔 내용이 많이 없는 경우가 있네요.
자 그럼 8월에는 어떤 이벤트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정한 날에 있는 이벤트는 아니지만, 8월부터는 토성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8월 6일 자정쯤 토성의 관측 예상 모습입니다. 토성은 공전하는 주기에 따라 고리의 모양이 변화하곤 합니다. 15년 주기를 가지고 토성 고리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ㅡ 자 모양이 되었다가 다시 기울어지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토성의 고리모양으로 변하곤 하는데요. 올해 토성 고리의 위치가 지구 기준으로 측면에서 바라보는 형태가 되어 얇게 ㅡ자 모양에 가깝게 보이게 됩니다.
점점 토성 고리를 옆에서 보는 높이가 맞춰지면서 정확하게 ㅡ자 모양이 되어 2025년 봄 한때 토성의 고리가 마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되는 순간이 생기게 됩니다. 그 후 다시 고리의 모양은 기울어지면서 32년에 이르러서는 제일 두꺼운 토성의 고리를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맨눈으로는 당연히 고리가 보이지 않겠고 고리를 보시려면 최소 100배 정도의 배율로 볼 것을 권장합니다. 얼마 전 초점거리 1800mm 정도인 6인치의 카세그레인식 경통으로 관측을 했는데 16mm 정도의 아이피스에서 고리의 모양을 분간할 수 있었고 7mm대에서 보다 더 크게 관측이 가능했습니다. (16mm 사용 시 배율이 약 115배, 7mm 사용 시 260배)
본격적으로 여름철의 주인공인 별자리들이 머리 위에 걸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름철 대삼각형을 이루는 백조자리 - 거문고자리 - 독수리자리 들이 머리 위로 펼쳐지는 시기인데요 남쪽 궁수자리와 전갈자리 사이에서 시작되는 여름철 은하수가 머리 위 여름철 대삼각형을 지나 북쪽 카시오페아 자리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요즘 은하수를 맨눈으로 보기란 쉽지 않지만 어느 정도 어두운 곳에서 머리 위 밝게 빛나는 별 세 개를 시야에 담고 핸드폰 밤하늘 모드로 사진을 찍으면 은하수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보면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별들이 모여있는 은하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중간중간 보이는 붉은 부분은 성운입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됩니다.
많은 별지기들이 8월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3대 유성우 중 하나인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극대기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 기는 8월 12일 오후 11시 30분으로 상현달이 지고 난 다음이라 날씨만 괜찮다면 관측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ZHR은 100으로 최적의 조건일 때 시간당 유성이 100개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최적의 조건'이라는 점입니다. 매우 어둡고 날씨가 청명한 조건일 때를 뜻하므로 실제로는 시간당 유성이 100개를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크게 기대하기보다는 평소보다 유성을 자주 볼 수 있고 밝은 유성을 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관측에 나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복사점은 당연하게도 페르세우스 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페르세우스 별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 북쪽을 시야에 두고 전체적인 하늘을 살펴봐도 도움이 됩니다. 유성은 꼭 복사점에서만 떨어지는 게 아닌 하늘 전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복사점만 쳐다보다가 나만 유성 관측을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되도록 넓은 하늘을 커버할 수 있는 화각이 좋은데 단점은 너무 넓으면 유성의 궤적이 짧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통 유성을 찍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여러 대 동원해서 촬영을 동시다발적으로 하기도 합니다.
복사점은 W모양의 카시오페이아를 찾으면 그 아래쪽에 있다 정도를 염두하시면 됩니다. 복사점에 갖는 의미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들의 궤적을 연장해서 이어 보면 만나는 점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네요. 관측방법은 사방이 탁 트인 장소 그리고 적당히 어두운 곳에 자리를 깔고 누워 하늘을 보는 게 정석입니다. 반드시 유의할 점은 하늘을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라고 해서 페르세우스 자리 부근만 보면 다들 '와' 할 때 나 혼자 '어?'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사랑받는 건 한여름 밤에 펼쳐지는 장관이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무더운 여름밤 특별한 관측 도구 없이 돗자리 하나 들고나가 누워 하늘의 별을 헤다 보면 행운처럼 유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여기에는 크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관측조건이 한몫합니다.
맺기 전에. 제주지역 별에 관심 있는 분들 대상으로 행사 소개를 하나 할까 합니다.
제주시에 있는 시립 천문대인 제주별빛누리 공원에서 8월을 맞아 제주별빛이야기라는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링크 : https://shorturl.at/zl6Zm) 8월 16, 17일 이틀간에 걸쳐 별빛누리공원 광장에 관측 장비를 설치해서 다양한 밤하늘의 대상들을 관측하는 행사입니다. 자유롭게 관측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듯 가서 망원경으로 별도 보고 옆에 안내해 주는 분의 손길을 따라 핸드폰으로 달 사진도 찍어보는 재밌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행사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참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때마침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극대 기는 지났지만 활동을 하고 있을 시기니 운이 좋다면 지나가는 유성을 보는 운도 따를 수 있을 거 같네요.
무더운 여름 건강 유의하며 즐거운 별빛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