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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추속 천둥 Mar 29. 2018

아버지의 검은 비닐봉지

초코파이의 귀퉁이를 뜯어먹고, 붕어빵의 꼬리부터 뜯어먹듯, 어릴 적 기억들은 야금야금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그 기억들 속에 아버지의 검은 봉지는 희미하게 남아있다.

그 검은 봉지의 추억은 수십년이 지나 내 손에 쥐어진다.

하지만 예전보다 길거리 음식이 사라진 이유도 있지만 집 근처는 그닥 길거리 음식이 없다.
게다가 먹거리를 들고 지하철을 탔을 때 좋던 싫던 냄새의 향연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회사사람들과 마시는 소주잔을 봄날 여울물 흘려보내듯이 들이키고 지하철을 탔다.
딸기 한팩을 들고.

집으로 가는 가는 길, 딸기향이 함께 앉아 있다.
부끄럽지 않은 향이다.

이런 기분으로 아버지는 검은 봉지를 들고 집으로 오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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