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너는
하늘 아래 햇살 맞으며 흙을 박차고
뛰다 넘어지면 또 탁탁 털고 일어나고
쭈그리고 앉아 기어가는 개미를 한참 관찰하고
노랑빨강 낙엽을 양 손에 쥐고 흔들며 노래하고
땅에 떨어진 이름 모를 열매를 몰래 입에도 넣었다 빼보고
두 손으로 흙을 마구 파내 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떨어지는 감촉을 느껴보고
등을 데우는 햇볕이 얼마나 뜨거운지,
땀방울을 스치는 바람은 얼마나 시원한지-
이 모든 걸 누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게 바로 지금이고,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매일매일이라고 믿어.
언젠가 니가 또 훌쩍 커서 어느 날엔가
엄마 나는 어떤 애였어? 물어본다면
수많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꺼내어 함께 보며 얘기해줄게.
너는 항상 기운찬 아이였다고,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하고선, 혼자 만든 노래를 쫑알거렸다고.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고맙습니다- 말할 줄 알았다고.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갈 때, 직선으로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지그재그로 뛰어가다가, 돌아오는 길 반쯤 지나서는 꼭 다시 처음 지점으로 가곤 했다고.
그러다가도 여기는 위험하니 엄마 손 잡아야해 라고 하면 군말없이 손을 내밀었다고.
니가 그런 아이여서 엄마는 매일매일 매 순간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그리고 또 언젠가 니가 더 성장한 어느 날엔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그런 질문을 해오면
엄마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생각하고 너에게 필요한 좋은 대답을 해줄게.
하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건 대답이지, 정답이 아니란 걸 잊지 않을게.
그래서 내 맘 같지 않은 결정을 내린다해도
너를 타박하거나 비난하지 않을게.
내 맘 같지 않은 길을 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는 날이 오더라도 응원할게.
그럴 수 있는 50대 60대의 나일 수 있도록
엄마도 늘 고민하고 건강한 생각을 하며 오늘을 살게.
(70대부터는 엄마도 너에 관해선 손 털고 아빠랑만 놀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