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ood Transformation Jun 13. 2023

식물성 식품 시장의 동향 변화 (3/3)

여기는 손에 꼽히게 재미있는 시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신세계에서 신사업으로써 대안(대체)식품의 미국 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있는 김용우입니다.

Good Food Institute 에서 발행하는 연간 시장 리뷰 자료의 업데이트를 맞아, 세 편의 글을 통해서 작년 자료('21년 시장 리뷰)와 올해 자료('22년 시장 리뷰)의 논평, 비교 분석 및 제가 생각하는 시장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21년 대비 '22년의 시장 동향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하여 기재합니다.


[시장 규모 변화 요약]


'21년 대비 '22년 시장 규모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많은 분들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고 계십니다만, 사실 성장했습니다.


대안육과 대안수산물의 경우 약 8%, 대안음료를 포함하면 약 7% 수준으로 몇 해 전의 전망치(보고서에 따라 다르지만 연평균 성장률 최대 20% 수준을 제시)보다 작은 수치일 수 있겠습니다만, 기존 식품 산업의 저성장 추세와 선진국의 장기적 인수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성장세를 보인 제품 카테고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소매시장의 예를 들면 식물성 대안식품 소매 판매 규모는 약 $74만 -> 약 $80만 수준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게다가 식물성 대안육 시장을 선도해 오던 업체들(예.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의 성장세가 꺾이는 것은 사실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영향이라기보다 해당 회사들이 지난 몇 년 동안 누린 매우 높은 수준의 성장('19년 대비 '20년 시장 성장 약 25% 수준)에 따른 기고효과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한 측면도 있습니다. 기존 식품, 유통, 또는 육류 가공 대기업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새로운 스타트업이 끊임없이 창발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새로운 대안 식품 카테고리가 개발, 발표되는 매우 활발한 시장 상황입니다.


참고로 '22년 식물성 대안 음료(우유)의 우유 시장 침투율은 약 15% 수준, 대안 육류의 육류 시장 침투율은 약 1.3% 수준이며 수산물, 계란, 기타 카테고리는 아직 침투율을 집계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의 시장입니다. 대안 음료 시장의 침투율이 성장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유 시장 대비 육류 시장의 압도적인 시장 크기와 아직 낮은 침투율을 고려하면 대안 육류 시장의 앞날은 여전히 밝아 보입니다.


[소비자 행태 변화 요약]


소비자들은 항상 변합니다. 식물성 대안식품에 대한 소비자 행동은 어떻게 바뀌었고,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21년 조사에서 식물성 대안식품에 대한 선택 요인에 과반(약 57%) 소비자가 '건강'을 꼽았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건강한 선택을 하고 싶지만 놀랍게도 이 반응은 '22년 조사에서 38%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소비자들이 일회성 소비와 반복소비의 기로에 서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호기심에 또는 건강에 대한 니즈로 일회성 소비가 일어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만 일상적인 식품의 궤도에 오르려면 맛과 가격이 더욱 중요한 기치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맛이 없는 식품은 절대로 소비자의 주된 선택지가 될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이 가격인데, 합리적인 가격은 해당 식품을 구매하는 수요층을 넓혀주게 됩니다. 맛있고 비싸면 특정 소비자만이 구매하는 틈새상품이 되고, 맛있고 접근 가능성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면 비로소 일상 식품으로 소비되게 됩니다. 건강, 환경, 동물에 대한 인식은 각각으로써 역할을 수행하지만 구매 전환의 본질적인 요소가 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투자 동향 변화 요약]


어떤 시장의 전망이 궁금할 때 관련 투자 동향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지표가 됩니다.


'21년 보고서에서 주로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20년 있었던 매우 큰 규모의 Pre-IPO 투자 유치 사례들이나 스타트업들의 활발한 투자 유치 사례들입니다. 아울러 네슬레, 유니레버, 타이슨푸드와 같은 대기업들도 속속 관련 시장에 인적/물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하였습니다.


'22년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언어로 기술하고 있습니다만, 바람의 방향이 바뀔 때 바람이 불지 않아서 풍향계가 돌아가는 것이 아니듯이 투자가 멈추어서, 또는 메말라서가 아니라 투자의 방향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주지할 만 합니다. '21년까지의 투자자들에게 식물성 대안식품 시장이 푸드테크의 첨병처럼 여겨졌고 투자 의사 결정 시 미래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투자, 즉 스타트업의 시리즈 투자에 참가하는 것에 열을 올렸다면, '22년의 투자자는 미래가 아닌 현재를 위한 투자, 즉 브랜드에 대한 M&A나 공급망 확충을 위한 CAPEX, 제품 개발의 시너지를 도출하기 위한 상호 지분 교환 등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고 치솟는 금리 하에서 미래에 실현되리라 믿어지는 가치는 매우 큰 폭의 할인을 수용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이른 IPO를 진행한 선도 회사들은 재무 지표(Financial performance) 측면에서 매우 큰 대가를 치렀고, IPO를 목전에 둔 회사들이 차갑게 식어버린 시장의 관심을 갈구하는 모습에 비하면 그조차 행복한 비명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


시장은 성장하였고 투자는 성장하는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단단한(Tangible)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는 식물성 대안식품을 점점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식품으로 인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식물성 대안식품 사업의 방향은 자명합니다. 이미 후발이지만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해야 하며, 큰 규모의 투자로 불확실성을 사는 일은 지양하면서도 공급망 구축을 탄탄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제공해야 합니다.


비욘드 미트는 공급망 효율성과 재고 개선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임파서블 푸드는 놓쳐버린 IPO 기회로 고통받고 있지만, 어쩌면 미래 어느 시점에 천만다행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Eat just는 뜬금없이 배양육 자회사에 힘쓰고 있지만 그 성장세는 매우 무섭고, 네슬레는 소리없이 식물성 대안식품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유니레버는 분명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브랜드를 인수할지 검토하고 있을 것입니다. 곡물 메이저 ADM은 혁신적인 식물성 ingredients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소를 전 지구 곳곳에 짓고 있고, Top-tier 육가공 업체 여러 곳도 carnibalization을 각오한 채 식물성 대안식품 시장에 입장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정해진 방향으로 모두 늘어선 것처럼 보이지만, 작게 보면 어느 하나 똑같은 곳을 바라보는 주체가 없는 상태입니다. 모두가 주목했지만 일부는 떠나갔고, 그래서 일부는 실망했고 일부는 더 큰 기회가 열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현재 전 산업을 통틀어서 손꼽히게 재미있는 시장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식물성 식품 시장의 동향 변화 (2-2/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