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

용기 있는 자가 왕관을 차지한다!

by 홍정주

어머니는 시한부 판정을 받으시고 암 투병 중이시다. 사실 이 책이 마무리가 될 때까지 살아계실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내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가는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어머니를 빨리 살려내기 위해서다.

어떤 책에서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글을 보았다. 매일매일 써야 하는데, 오늘 쓰지 않으면 내일은 2배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 것 같아서 그냥 오늘 쓰게 되었다. 그게 나를 구하고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든다. 오늘 내 글을 또 다른 합평 반에서 보여드렸다. 선생님께서는 내 글이 구슬이 여러 개 있는데 꿰어져 있지 않아서 퍼져 보인다고 하셨다. 그리고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읽어 보라고 주셨다.

류시화, 안도현, 전혜린 등의 작품이었다. 그 작품들을 보니 기가 죽었다. 내 작품과 비교가 되었다. 그래도 같이 합평하는 수강생 분들은 내 글이 술술 읽히고 좋다고 아낌없이 칭찬을 해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그러니까 이 에세이를 완성하는 것을 쉬면서 할 수는 없다. 엄마의 목숨줄이 걸린 거의 내 마지막 승부수이기 때문이다. 아주 완만하지만 둥그런 경사가 져서 중간에 쉴 수 없는 언덕을 뛰어 내려가는 기분이다. 힘들지는 않다. 이 글은 내가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벌써 새벽 1시 반이다. 두 시 전까지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그 와중에 생각이 든 것이 글 쓰는 것이 나에게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겉모습 포함. 내 글에서 가능성을 모아주신 야학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수필도 수필이지만 나는 그림책으로 성공하고 싶다. 내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써왔고 신나게 쓸 수 있는 분야기 때문이다. 에세이는 하루에 한쪽씩 몇 개월만 쓰면 완성된다는 것이 내 마음을 확 잡아끌었다. 이런 시간 투자 정도로 이 정도를 쓰고 책도 낼 수 있다면 에세이는 정말 가성비 최고다!

나는 글쓰기를 사랑한다. 엄마가 내 성공을 보시고 누리시다가 돌아가시면 남은 인생은 정말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오늘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글이 잘 써졌다.

내 글에 대한 칭찬뿐만 아니라 비난도 자양분을 삼아 더 좋은 글을 써내야겠다. 글을 쓰면서 좋은 예감이 들 때가 있는데 오늘도 그렇다. 이 글이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마구마구 든다. 글이 잘 써져도 여전히 종이 매수 채우기는 약간 벅차다. 내 인생이 새드엔딩으로 끝날까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머릿속에서는 부지런히 저울질 중이다. 어떤 시련이 내 인생에 닥친다고 해도 내 인생이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쓴 글을 읽어 보니 좋다. 계속 정신적으로 힘들다가 요 며칠 전부터 자유가 느껴졌는데 그 연장선상으로 글이 잘 써지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쓴 글이 다 좋은 것은 아니고 못 쓴 것도 있다. 하지만 오늘 쓴 글을 보니 나는 분명히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드는 생각. 내가 에세이가 만만해서 쓰고 있나? 만만한 것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옛날의 나는 나를 누군가가 만만하게 본다는 것을 참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살아보니 만만함은 생각보다 좋은 것이더라. 시도할 용기를 주기도 하니까.

어머니가 내 생각보다 빨리 돌아가실까 봐 겁이 난다. 불우한 작가가 되기는 싫다. 이 글을 완성하는 대로 빨리 출간해야겠다. 다 썼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나는 해냈다! 어려움이 닥칠수록 반짝반짝 빛나자!

이전 09화클리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