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에도 파업권을 보장하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by 광호

가사노동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는 게 일이다. 바닥에 먼지가 쌓인 적이 없고, 주스를 흘린 적이 없었던 것처럼 하는 게 청소고, 옷에 때가 탄 적이 없고 잘 다려져 있었던 것처럼 하는 게 빨래고, 그릇에 밥풀이, 기름이, 김칫국물이 묻은 적 없었던 것처럼 하는 게 설거지다. 안 하면 티가 나지만 오히려 잘 하면 아무 티도 나지 않기에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노동'이다. 그러니 '대체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뭐 했냐'는 이야기는 속이 터지지만 청소, 빨래, 설거지 다 깨끗하게 잘 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딱 일주일만 밥하고 청소하는 일을 그만두면 이 세상은 난리가 날 거다. 구내식당이고 뭐고 음식을 만드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일을 그만두면 라면 하나도 제대로 못 끓여서 쫄쫄 굶는 사람이 생길 거고, 청소하는 사람들이 일을 그만두면 막힌 변기와 쓰레기로 가득 찬 거리를 목격하게 될 거다. 그리고 그 지경이 되어야만 가사노동과 가사노동의 연장인 요식업, 돌봄 노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거다.


꿈같은 일이지만 가사노동이 노동으로써 존중받는 날을 꿈꿔본다

가사노동이 노동3권을 보장받는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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