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by 광호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점이 많다.(인터뷰 하단 첨부) 아베정권이나 한국의 자칭 보수정당은 국가주의, 민족주의 집단을 지지 기반으로 삼는다. 피해자나 유족, 사회적 약자에게 과도한 특혜가 주어진다는 넷우익의 주장이 언론에 인용되는 것, 이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 것, 이들의 시위를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경찰이 보호하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여론을 바탕으로 강한 국가, 유사시 무력 사용이 가능한 국가, 더 나아가 핵무장을 꿈꾸는 것, 국가와 민족을 우선하는 정책을 정당화한다는 것 모두.


이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가나 국민의 이득을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국가 간 분쟁에선 자국과 자국민의 이익을 우선하는 게 맞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에게 희생과 차별을 요구할 순 없다. 국민이 스스로 국가를 위해 희생을 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말이다. 만약 국가 발전과 경제 성장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 재일 조선인은 조선으로 가라는 재특회의 주장도 동의해야 한다. 그들 또한 일본을 위한 주장을 하는 것에 불과하니깐 말이다.


다큐에서는 일본이 우경화되었다고 설명하는데 보수 진보의 개념으로는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차별 반대를 위한 모임 오토코구미(남자조직)의 대장을 맡고 있는 야쿠자 출신, 자칭 우익 다카하시도 기존의 좌/우, 보수/진보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세계화/반세계화로 보는 것이 조금 더 명확하지 않을까 싶다. 국경에 관계없이 보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면 세계화, 자국의 이익보다 우선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반세계화.


반세계화, 그러니깐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로 뭉친 사람들의 특징이 하나 있다. 자신들의 주장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헤이트 스피치 반대 시위를 하는 카운터스에게 '너희는 반일이다, 한국의 공작원이다, 조센징이다' 라고 말한다. 독도에 방문해 독도는 한국땅이라 양심선언한 일본 역사학자에게도 '일본으로 돌아오지 마라, 조선에서 살아라'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일본인 한국인이기 전에 역사학자로서의 의견을 말한 것이지만 민족주의자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한국에 유리한 주장을 했다면 그냥 매국노고 조센징이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싶더니 한국의 빨갱이론이랑 똑같다. 복지 확대나 노동 환경 개선, 여성 인권 신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종북 빨갱이라고 한다. 경제성장, 국가발전, 군사력 증대. 이에 반하는 의견을 가진 자는 대한민국의 구성원임을 부정당한다. "뭐라고? 강한 조국을 만들자는데 인권? 노동권? 대체 뭐 때문에 그런 태클을 거는 거야? 너 대한민국 사람 맞냐? 다른 나라로 가라. 종북 빨갱이는 북한으로." 한국 사람에게도 이 정도니 국내 거주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정에는 얼마나 더 큰 낙인이 찍힐지.


<현장 21-누가 혐한에 맞서나>, 2013.08.20


* 영상 중 인터뷰 내용 일부


소녀상 말뚝테러, 핵무장, 한일 국교 단절을 주장하는 스즈키 노부유키, 재특회 전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는 카운터스의 행동에 각각 이렇게 말한다.


"반일본적인 세력들입니다. 지금의 한국과는 친한 세력이죠."


"(도쿄 코리아타운은) 한국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이어서 그들이 그곳 상인들에게 돈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상인들에게 돈을 받고 그들도 직업적인 시위대로서 우리들에게 반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이 친하게 지내길 원하는 시민단체 <친하게 지내요>의 회원 키노 토시오는


"너희는 반일이다, 한국의 공작원이다"


라는 욕설을 듣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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