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 결국 사랑
박웅현 CD님의 특강을 우연히 들을 기회가 있었다.
올해 초 브랜드 교촌치킨에서 초대를 받아 박웅현CD님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처음 박웅현CD님을 알게 된 건 군대 GOP에서였다. 나는 당시 7사단 GOP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 소초에 컨테이너로 된 도서관이 들어왔고 남는 시간을 도서관에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 때 박웅현CD님의 '책은 도끼다'와 '여덟단어'를 읽고 전역한 후에는 꾸준한 팬이 되어 나오는 책, 영상 대부분을 찾아본 것 같다. 물론 TWBA 코리아에서 진행하는 주니어보드 프로그램도 박웅현CD님과 함께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로 신청하기도 했다.(떨어졌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 창의성을 찾다.
아무래도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직업을 가지고 계신 박웅현CD님이기에 그 날 강연은 '창의성'이라는 큰 틀에서 청중들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박웅현CD님은 자신이 만든 광고들을 예시로 우리에게 일상의 통찰을 통한 '본질'을 찾는 방법을 이야기해주셨다.
당신은 '여보세요'의 뜻을 알고 계시나요?
우리가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여보세요' 라는 말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이 '여보세요'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나도 가끔 친한 사람들과 술 한잔 하면서 이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대부분 이 질문을 받으면 다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정답을 이야기했다. 결국 진짜 정답을 맞춘 사람은 내 주변에서는 거의 없었다. 아무튼 진짜 정답을 말하자면 여보세요는 '여기 보세요'의 줄임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여기서 왜? 라는 질문을 한 번 더 던지는 것이다. 모든 창의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당연함을 당연하게 받아드리지 않는 것.
우리는 왜 전화를 하면
여기를 보라고 이야기 할까?
그렇다면 우리는 도데체 왜? 전화를 하면 '여기를 봐라' 라고 이야기 하는 것 일까? 그 것은 바로 통신의 본질이 '누군가를 보고싶은 마음'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보고 싶은 마음에서 통신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이 전화를 받으면 '여기를 봐라' , '나를 봐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전화기의 모습은 삐삐->폴더폰->터치폰->스마트폰 으로 변화될지 모르겠지만, 통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박웅현CD님이 이 주제로 만든 광고가 SKT의 광고로 있지만, 이번에 LG에서 나온 광고도 여보세요의 본질을 잘 표현한 광고가 있어서 LG의 광고를 먼저 예시로 들어볼까 합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기 보세요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을 도와줄까요?
길을 걷다가 넘어진 아이가 있으면 우리는 일으켜세워줍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기도 하고 다리를 다친 친구를 부축해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그렇게 행동할까요? 내가 넘어져있는 아이랑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렇다고 누군가가 강제로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죠. 우리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이유를 박웅현CD님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사람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표현이죠. 정말 멋진 표현 아닌가요? 일상의 통찰을 통해 발견하는 창의성은 매번 우리를 깜짝 놀라게합니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의 탄생배경
차를 운전하다보면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부착한 차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타고 있으니 안전운전을 부탁한다. 혹은 양보운전을 해주세요. 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처음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를 개발한 개발자의 의도는 '혹시 사고가 난다면 차에 아이가 있으니 나보다 아이를 먼저 구조해주세요.'라는 뜻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시대가 지나도 자식을 향한 부모의 깊은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멈춰 놓고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하루하루 세상의 모습이 변화되고 있다.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고 또 내일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사람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서로 사랑 한다. 빨리 달리는 KTX 기차 속에서 바라보는 창문 밖의 풍경은 찰나의 순간처럼 스쳐지나가지만, 사실 창문 밖에 아름다운 강과 산, 들판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케터라면 빠르게 변화하는 기차 속 세상에서 잠깐 멈춰서 변하지 않는 창문 밖의 아름다움을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기차 속에 사람들에게 변하지 않는 세상의 가치들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판매와 재미를 위한 광고보다,
사람을 위한 광고가 그립다.
B급 콘텐츠 트렌드의 유행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등 고객들의 '재미를 위한' 콘텐츠들이 시장에 쉽게 홍보되고 바이럴 되다보니 과거 TV에서 보았던 진지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던 '사람을 위한 광고들이 그립다.' 나도 나중에 어느 기업에서 마케팅 일을 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을 위한 브랜드마케터'가 되고 싶다. 사람들의 삶에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브랜드 기획을 하고 싶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신 333분의 구독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결국 '사람'
결국 '사랑'
-외식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