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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건조 쌀을 기획하다.

오롯이 밥맛을 위한 쌀

by 김진영
양평_추수 5.jpg

가을이 왔다.

추수가 끝나 쌀이 내게 왔다.

조금은,

아니 많이 다른 쌀이다.

오래전부터 꿈과 영화에서만 존재했던 쌀이다.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가을 편에 자연건조 쌀이 나올 때

저렇게 건조하면 밥맛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훨씬 전인 2008~9년 즈음에 산지에다가 자연건조 쌀을 이야기했다가

지청구만 들었다.

그렇게 욕만 먹다 잊고 지내다가

양평의 최병갑 농부를 만났다. 2018년 SBS 폼나게 먹자를 찍으면 알게 된 인연이다.

산부추.jpg

산부추 재배를 하는 최병갑 씨와 의기투합해

자연 건조 쌀 재배를 기획했다.


2019년 시험 재배를 했다.

우선은 모내기할 때 심는 간격을 넓혔다. 한 번 심을 때 포기 숫자도 줄였다.

산부추 1.jpg


가을에 추수해서 밥을 했더니 전에 먹었던 삼광 쌀 중에서 가장 맛났다.

그래서 올해는 조금 더

간격을 넓히고 추수를 달리 하기로 했다.

쌀.jpg 모내기 간격을 넓게 했다

수없이 내린 비와 태풍을 이겨내고

벼는 별 탈 없이 자랐다.

다 농부의 덕이다.

양평_추수 11.jpg 바인더로 추수를 했다. 벼를 잘라내고 결속까지 해준다.
산부추 2.jpg

추수를 끝내 벼는

논 한가운데 만든 걸대에 걸었다.

산부추 3.jpg

이렇게 해서

자연건조 쌀을 만들었다.


밥알 하나하나 힘이 있다.

지금까지 쌀 생산에 있어 품종이 가지고 있던 미질은 과량의 비료로 인해 희석이 됐다.

같은 면적에서 생산량이 많을수록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쌀은

생산량 대신 밥맛에만 집중을 했다. 양분을 나눠갔던 나락의 수가 적어지니 쌀알 하나하나가 실해졌다.


밥맛을 본 이들은 이런 쌀 처음 맛본다는 반응이다.

국물요리도 좋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산부추 4.jpg

보통은 콤바인이 지나가면서 탈곡까지 끝내버린다.

자연건조는

추수 따로 탈곡 따로 작업을 했다.

양평의 바람과 햇살로 나흘 말렸다.

밥 1.jpg

서촌 온지음에서

이 쌀을 사용한다. 작년에 시험 재배한 쌀을 맛보고는 금년 내내 이 쌀 언제 나오냐 노랠 불렀다.


오랫동안 꿈만 꾸었던 쌀이다.


가격 책정은 농민이 했다.

판매에 내 마진은 네이버에 대는 수수료 정도다.

포인트까지 지불하면 마이너스다. 손해지만 맛있는 쌀 생산한 걸로 만족한다.



https://smartstore.naver.com/foodenjoy/products/516052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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