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끄트머리에 예산을 가다

지극히 미적인 시장_출장

by 김진영


1.


장터에 팥이 나왔다.


강낭콩이야 여름에도 얼굴 볼 수 있는 거라 계절감이 별로지만


콩이나 팥은 다르다. 가을 끝을 알린다.


들깨도 마찬가지고.


구수한 맛이 매력인 그루팥을 샀다. 흔히 보는 적팥도 팥의 일부분이지 전부는 아니다.


뒷줄은 강낭콩(울타리콩)


앞줄은 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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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랜만에


탱자를 만났다.


사진을 찍고


"한 바퀴 돈 다음에 살께요"


뒤돌아 섰다.


한 바퀴는 아니고 다섯 바퀴 정도 장터를 돌고


다시 가서


샀다.


할매 표정이 저놈 진짜로 왔네다.


한 바구니 오천 원.


바구니를 봉다리에 담고는 두 손 가득 덤을 말없이 준다.


장터의 맛이다.


굳이 말을 안 해도 흥과 정이 오가는 장터의 맛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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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나다


떡 사는 할매 모습을 봤다.


유심히 보니


쑥찰떡에 팥고물을 묻힌 모양새다.


가격을 들으니 세 개 천 원.


천 원을 내밀자 할매가 나를 쳐다보더니만


한 개 더 줬다.


표정은 어처구니없는 놈 봤을 때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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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미적인시장


짧은 글 몇 개를 쓰면서


첫머리를 잡는다.


시장을 몇 바퀴 돌면서 봤던 이미지를 기초로 삼아서 말이다.


그렇게 몇 단어를 쓰면 글이 풀린다.


#leica_q2 #sony_a7r3 #minolta_58mm

#예산 #예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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