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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Nov 18. 2015

남해의 풍경과 맛 2

호래기 숙회와 전어회.... 물회,  해장국

여행지에 가기 전 모든 이들은 정보를 수집한다.
웹, 책자, 지인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맛있는 것을 수집한다.
여행 가는 길
예쁜 풍경이야 조금의 수고만으로도 대략적인 리스트를 만들 수 있지만
'맛'에 관해서는 알아보면 볼수록 고민만 깊어진다.
블로그 마케팅으로 인해 검색한 내용이 맞나 싶어진다.
나의 경우는 검색을 했을 때 처음부터 7페이지까지는 대충 넘어간다.
검색 우선순위에 있는 것은 선수들이 개입해 있기 때문에 
대략 메뉴와 식당 이름만 본다. 가고자 하는 곳의 분위기 파악 차원이다.
뒷페이지 블로그는 우선순위에 밀렸지만 알찬 정보들이 꽤 있다. 
동네 사람들이 올린 내용, 여행지에서 맛있게 먹었던 내용들이 인기 블로그에
묻혀 있다. 검색의 선순위와 후순위 사이의 행간을 읽으면 여행지의 맛이 보인다.  

남해를 가기 전 정보 수집을 했다.
열 번 정도 갔지만 대부분 국밥 한 그릇, 커피 한잔하고 나오기가 다반사였기에
남해는 알아도 맛은 잘 몰랐다.
검색을 하니 멸치. 멸치, 멸치다. 11월의 멸치는 아니지 않은가.
몇 개의 식당 리스를 뽑았고, 지인의 도움도 받아서 1박 2인 맛있게 먹고 온
11월 남해의 맛이다.

첫 안주는 호래기 숙회와 전어
호래기(꼴뚜기)는 회로 하려고 했지만 식당 사장님이 새벽 장에 봐 온 거라 권하고 싶지 않다 
하셔 숙회로 했다. 호래기 하나를 장에 찍지 않고 입에 넣으니 고소함이 그득이다.
안주가 소주를 부른다.


전어회, 사실 서울에서는 잘 먹질 않는다. 고소함도 잘 모르겠고, 뼈째 썰어 내는 것도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포를 뜬 전어를 내왔다. 마늘 주산지라는 것을 뽐내 듯
다진 마늘 가득에 쌈장과 같이 나왔다. 전어를 들어 마늘을 쌈장에 비빈 것과 먹으니
지금까지 먹은 전어는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호래기가 부른 소주에 전어가 소주를 들이 붓는다

전어회, 사실 서울에서는 잘 먹질 않는다. 고소함도 잘 모르겠고, 뼈째 썰어 내는 것도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포를 뜬 전어를 내왔다. 마늘 주산지라는 것을 뽐내 듯
다진 마늘 가득에 쌈장과 같이 나왔다. 전어를 들어 마늘을 쌈장에 비빈 것과 먹으니
지금까지 먹은 전어는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호래기가 부른 소주에 전어가 소주를 들이 붙는다.


사장님이 슬쩍 놓고 가신 학꽁치회

소주 한병과 사라졌다.


냉면 사발 가득 맑은 물메기 탕이 나온다.

11월 물메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많이 나올 때는 꾸덕꾸덕 말려 맥주 안주나 찜으로 반찬을 한다.

국물을 한 수저 떠 넘기니

소주가 장악하고 위에 평화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물메기의 내장과 간을 넣으니 편안해 졌다.

밥 조금 말아 후르륵 마시니 한 잔씩 드리 부었던 소주가 사라졌다.

마신 소주가 아깝다.

다시 한잔 주고 받는다. 술자리가 깊어진다.

영혼 없이 가득 깔린 상차림보다 손님을 위해 만든 몇 가지 찬과 안주가 더 좋다.
식당을 나오며 위장에서 부터 올라오는 인사를 했다.
'참 잘 먹었습니다!!!!!!'

짱구식당은 
정해진 메뉴가 있지만 정해진 식재료는 없다. 
철에 따라 재료가 바뀐다.
이 집 참 좋다.


회나무해장국


전날 짱구 식당에서 달리 속을 풀러 간 식당.

국물이 좋다. 잘 삶은 내장도 좋다. 한 가지.. 선지가 너무 딱딱하다.


곰탕. 고기도 잘 삶았다. 고기 삶는 솜씨가 있다. 수육에 소주도 좋겠다 싶다.


솟대카페


다랭이 마을을 나와 상주해수욕장 가는 길.

노도가 바라보이는 자리에 있다.


해장국 먹은 속에서 커피를 보내라 신호를 보낸 지 두 시간 정도.

신호의 빈도와 강도가 강해졌을 때 언던 위에서 '드루와' 손짓을 한다.

서둘러 커피부터 시켰다.

자판기도 버튼을 누르고 기달림이 있듯 기다림의 시간에

공간과 주변을 봤다.

아늑하다.

커피가 나오고도 잠시 앉아 있다 출발했다.

커피 맛을 떠나 조금 여유가 있었다면 한 시간 정도 앉아 있으며

고민을 던져 버리거나, 다듬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물회

굴 때문에 간 지족리

밥 때가 조금 지났다.

리스트에 있던 물회를 전문하던 포구의 식당은 전부 개점 휴업 상태.

지족리에 오니 물회 전문집이 있다.

식당에 XX횟집이 아닌 '남해물회'다. 물회가 전문이라는 이야기다.

고민없이 들어갔다.

이런 집은 기본은 한다는 것을 실패한 경험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다.

몇 가지 물회 메뉴가 있지만 처음 가는 집은 '기본'이다.

기본에 다른 해산물을 추가하는 메뉴의 변주이니, 기본을 시켰다.

잠시 후

물회가 나왔다.

나온 물회를 보고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역시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검색보다 나았다.

듬직히 썬 광어회

풍성히 나온 야채

물회 육수야 전국 통일이 된 지 이미 오래, 의미없는 가림이고, 비교다.

얼음육수에 회와 야채를 비벼 한 입 가득 물었다.

물회는 차가운 육수에 쫄깃하고 탱탱해진 회와 야채를 먹는 맛이 아닌가.


물회는 회만 좋아도 기본을 한다. 기본도 못하는 집들이 많아서 그렇지.



남해...

가을이 자리잡고 있었고

맛이 기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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