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식재료는 많다

고수꽃과 루바브

by 김진영

고수꽃 맛은 어떨까? 고수 열매는? 이 대답을 얻기 위해 경기도 광주에 있는 농가를 찾았다.

고수꽃 1.jpg

예전부터 알고 있던 분이 농사짓고 있는 곳이다. 차에서 내려 잠시 인사 나누고 하우스 안으로 들어섰다. 바깥 기온은 조금 뜨겁네 하는 수준, 하우스 안은 이미 찜통. 찜통 안을 걸어 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유기농을 넘어 자연농을 하는 농가인지라 하우스가 단정함과가는 거리가 멀어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나름의 질서가 있었다. 입구에는 레몬밤이나 애플민트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벌레가 노는 자리다. 입구에는 통하나 놓여 있는데 은행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발효한 것이 담겨 있다. 벌레가 꼬이지 못하게 하는 기피제 역할을 한다. 하우스 천정에 달려 있는 끈끈이가 최후의 보루. 이것저것 다 피하고 오더라도 그 수가 적어 작업이 수월하다고 한다.

고수씨앗.jpg 고수 싸앗

지혜의 뜻을 가진 고수 꽃은 작고 예뻤다. 하얀 꽃을 뚝 따더니 먹어보라 한다. 잠시 후 덜 여문 씨앗을 따서도 먹어보라 한다. 고수든 방아든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주는 대로 입에 털어 넣어 맛을 봤다. 씨와 꽃은 향긋했다. 고수잎보다는 향이 약하지만 고수라는 티는 났다. 고수 향을 싫어하는 이도 쉽게 맛을 볼 수 있는 정도다. 고수 씨는 다른 요리보다는 장아찌 담그면 그만이라고 한다. 꽃은 장식 용도로 잎사귀보다 비싼 몸이라 한다.

루바브.jpg 새로운 식재료, 루바브

다른 하우스로 옮겨 색다른 채소 하나를 보여준다. ‘루바브’라는 채소다. 신맛이 나는 채소로 외국에서는 건강한 채소로 널리 사용한다고 한다. 사실 건강하지 않은 채소는 없지만 말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농가에서 알음알음 재배하는 채소로 잼으로 많이 가공하거나 절임으로써 전채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붉은색이 도는 채소의 줄기를 맛봤다. 설명대로 신맛이 났지만 레몬 같은 신맛은 아니었다.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가 사라지는 정도로 고기 먹을 때 조금씩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름진 입맛을 리셋시키기에 딱 맞을 듯싶었다. 고깃집 채소에 한두 개 정도 입가심용으로 올려도 좋을 듯싶었다. 쌈용 채소라는 게 대부분 단맛이 있거나 쓴맛이다. 신맛 나는 채소는 우리 상식 중에는 없다. 상추처럼 많이 먹을 채소는 아니다.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역할이 딱 맞을 듯싶다.


코끼리 마늘, 웅녀 마늘이라 불리는 녀석도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보통 마늘보다 몇 배 큰 종자로 토종 마늘 중 하나다. 마늘이라는 게 아린 맛이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데 이 녀석은 아린 맛 자체가 없다. 굽는 등의 열을 가하면 단맛이 돈다고 한다. 먹는 방법은 기존 마늘과 같다고 한다. 구우면 맛이 기가 막힌다는 조선 대파도 바로 옆에서 자라고 있었다.

브로콜리.jpg 브로콜리


또 다른 하우스로 이동하니 그제야 눈에 익은 채소들이 보였다.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이 눈에 들어왔다. 야생 케일이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해 오늘날의 양배추, 브로콜리가 되었다. 양배추는 결구하기 전에 수확한다. 양배추의 꽃대가 모인 것이 브로콜리, 꽃이 모인 것은 콜리플라워, 양배추의 가지가 변형한 것이 다대기 양배추로 지금껏 1년생 재배만 봤다. 농장에 있는 것은 적어도 3~4년생. 뿌리를 거두지 않으면 몇 년이고 산다고 한다. 여물 생각이 없는 양배추를 맛봤다. 이어서 듬성듬성 꽃대를 올린 브로콜리를 맛을 봤다. 마트에서 봤던 송이가 큰 브로콜리와는 모양이 많이 달랐다. 설명 들으면서 씹고, 찍고 하는 사이 두어 시간이 지났다.

농장_린네.jpg

마늘이나 대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재료. 루바브는 새롭게 알려진 식재료다. 우리는 항상 쓰던 것만 쓴다. 사실 그것만큼 속 편한 것이 없다. 들쑥날쑥한 가격, 신경 쓰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새로운 식재료에 신경을 나눈다는 것은 쉽지 않다. 쉽지 않지만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퇴보할 확률이 높아진다. 세상은 변한다. 그대로 있지 않다. 변화를 주도하거나 혹은 재빨리 따라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세상은 넓고 식재료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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