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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Oct 25. 2021

밥은먹고다니냐는 말

대한민국치킨전_ 


자칭, 타칭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그럴듯한 직함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글로, 말로 먹고산다. 그는 나를 ‘햇님’으로 부른다. 이유는 딱히 없다. 님자 붙이기도, 그렇다고 오빠라 부르는 것도 이상해서다. 아까도 오랜만에 카톡에 햇님으로 시작하는 톡이 왔다. 양상추 관련한 문의였다. 글감으로 양상추였는지, 아님 양아스런 롯데리아와 맥도널드였는지는 모르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론은 웬만한 품종이 잘 자라고, 튼튼한 품종으로 바뀌지 않을까 와 농사짓기 더럽게 어려운 양상추는 모양만 좋은 스마트팜에서 앞으로 생산하지 않을까였다. 


암튼,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는 일단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돈이든 시간이든 잉여가 있으면 그다음 ‘여가’라는 이름의 단계로 넘어간다. 정은정의 글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글 속에 삶에 대한 희망도 있고, 절망도 있다. 홍천 농고 학생의 달걀 글을 보면서 ‘어쩌면’이라는 희망을 품다가도 소년농부에서는 다시 절망이 슬쩍 자리를 차지한다. 필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산지를 자주 다닌다. 농민을 만나기도, 장사하는 양반도 만난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저 양반 돌아가고 나면? 암울해진다. 그러다가 귀농, 귀향에서 일하는 젊은이를 만나면 희망이 움찔거린다. 농촌이 흥망성쇠 중에서 ‘쇠’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언제 농촌이 ‘흥’이 있었나를 생각해 봤다. 사람만 적고 많음이었지. 


가끔 유튜브에서 블랙박스 관련한 것을 본다. 운전 중 일어나는 사고 관련한 내용이 주다. 어쩔 수 없는 사고도 있지만, 배려와 양보가 있으면 안 나도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저 시키가 비키겠지, 저 시키가 브레이크 밟겠지 하다가 나는 사고가 대분이다. 어 차가 오니 속도를 줄여야지, 어 차가 오니 내가 좀 있다 들어가야지 하면 사고는 안 난다. 나만 생각하고, 내 차만 생각하면 사고는 언제든지 난다. 차 대신 사회적 관계를 집어넣으면 우리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가 됐을 것이다. 


나만 생각하지 않는 이가 많았다면 이 책은 내용이 달랐을 것이다. 남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졌으면 바람이다.    


#밥은먹고다니냐는말


#정은정


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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