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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D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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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Dec 09. 2015

냉동 돼지갈비

2004년도 기획한 상품

2004년도 돼지갈비 상품을 기획했다. 비싼 식당이건, 저렴한 식당이건 돼지갈비라 다른 부위를 사용하고는 돼지갈비라 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식당에서 파는 돼지갈비 조차도 갈비를 사용하지 않고 돼지갈비라 하는데 양념 돼지갈비 가공품은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 당시는 초록마을이  3년째 되는 해였지만 여전히 일반 시장에 비해 가공품이 턱없이 부족할 때였다.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게 더 많을 때였다. 미친 듯이 출장을 다니며 상품을 기획했다. 우리밀  관련된 제품들, '우리 아이 입안의 새우과자', '직접 팥을 쑨 단팥빵', '명인이 만든 우리밀 약과 등을 기획했다. 축산가공품으로는 그 당시 우주골 식품에서 나오는 돈가스류와 소시지 두 종 밖에 없었다. 양념육은 닭, 돼지, 소 불고기가 비닐팩에 냉동으로  포장된 것이 전부였다. 매장은 이런저런 상품으로 채워져 있었지만 부족함이 많았다. 상품이 공급자 중심으로  디자인되어 있어 소비자가 이용하기에는 불편했다. 포장 부분을 개선하고 초록마을 고객들의 성향에 맞게 상품을 기획한 상품이 '돼지 양념 갈비'였다.

다른 부위를 사용하지 않고 돼지갈비만을 오롯이 사용했다. 갈비로 제대로 뽑을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하고, 하기 힘든 갈비는 LA 식으로 했다. 500g에 돼지갈비 두 대와 LA갈비로 절단한 것을 우리밀 간장, 조청, 국내산 야채 등으로 양념을 했다. 초록마을 고객들 대부분이 식구 수가 적다는 것에 착안해서 1kg 대신 500g으로 포장을 했다. 반찬으로 한 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상품을 기획한 지 11년이 지났다.  여전히 목살, 앞다리살을 사용하고 크게 나오는 왕갈비는 대부분이 뒷다리살을 직사각으로 썰고는 돼지갈비라 한다. 돼지갈비가 아니라 '돼지갈비식' 양념 살 임에도 돼지갈비라 한다. 


돼지갈비를 돼지갈비라 해야 하고 앞다리살은 앞다리살이 해야 한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안되듯이, 앞다리살에 양념을 했다고 돼지갈비가 되지 않는다. 

소매가가 500g 13,000원 정도 한다. 식당에서 1인분 가격하고 비슷하거나 저렴하다. 2 인분 13,000원이지만

만원이 넘는 가격이 허들로 작용한다. 13,000원 다른 제품들에 비해 비싸다. 1kg 5,000원~10,000원 사이다.

현재 대부분 식당들이 이런 상품을 구매해서 식당에서 낸다. 도매가는 분명 이 보다 저렴할 것이다. 

구매 포인트가 '양(量)'인  소비자가 구매하기에는 버거운 가격이다.

하지만 '질(質)'인 소비자는 한 번쯤 구매하면 좋은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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