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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Dec 18. 2022

마블링은 윤활유와 같다

#육우

11월 27일에 개봉해서 일부를 먹고 나머지는 진공 포장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그 이후로 20일 지나 오늘 점심에 구웠다.

마블링이 1도 없는 붉은 살이지만 

질김이 없다.

우리는 소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한다. 

구워 먹는 부위는 등심, 안심, 채끝, 차돌, 제비추리, 안창, 치마 정도다. 소를 구워 먹는 때를  잘 보면, 잘 볼 필요도 없다.

가장 단단할 때 구워 먹는다.

도축, 계류, 소분, 판매장까지 오는데 빠르게는 2일 걸린다. 죽은 다음 모든 동물은 근육 내 에너지가 고갈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부드럽던 근육은 뻣뻣해진다. 소는 24시간 이후 시작된다. 고기를 받아들이는 순간 우린 가장 단단한 고기를 맞이한다. 단단할 때 기름의 도움으로 부드러움을 느낀다. 

고기를 굽는다. 고기를 먹는다. 먹다가 이야기한다. 고기가 탈까 봐 옆으로 둔다. 다시 이야기를 한다. 옆에 둔 고기를 보면 아까와 달리 단단하다. 근육과 근육 사이에서 윤활 역할을 하던 기름이 빠져서 그렇다. 

마블링은 에너지가 고갈된 근육 사이에서 단지 윤활 역할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마블링이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게 아니라 '부드러운 척' 느끼게 해 줄 뿐이다. 마블링, 마블링 노래 너무 부르지 마라.

#육우

#홀스타인 #마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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