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논산
화지시장 구경을 끝내고 식사를 위해 연산시장으로 갔다. 문 연 곳도 드문 연산시장 입구에 도토리묵 식당을 찾아갔다. 굳이 줄 서는 화지시장 순댓국집을 두고 20여분 거리의 식당을 찾아간 이유는 지금 먹어야 할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맛으로 가장 빛나는 것 중 하나가 도토리묵이다. 묵도 맛있을 때가 있다. 도토리 가루가 힘을 잃지 않은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가 도토리묵 먹기 딱 좋은 시기다. 이때의 묵은 도토리 특유의 쌉싸래한 맛을 그대로 드러낸다. 여름의 맹숭맹숭한 맛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묵밥을 주문했다. 이내 간단한 반찬과 묵밥이 나왔다. 밥을 말기 전 채 썬 묵부터 맛봤다. 부드러운 질감의 묵은 이내 사라지고 긴 여운의 쌉싸래한 맛만 남는다. 밥을 말고 본격적으로 코를 박고 먹기 시작했다. 반찬이 있어도 손이 안 간다. 묵밥에 이미 송송 썬 김치가 있기에 다른 찬이 필요 없다. 먹고 또 먹으니 입안에서 기분 좋은 쌉싸래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끝에는 밥보다도 남은 묵 먹는 것이 더 좋을 정도다.
따로 묵을 팔면 좋을 성싶지만 없어서 아쉬웠다. 묵밥, 묵비빔밥, 묵사발(묵밥보다 묵 양은 많고 밥이 없다)도 좋다. 여럿이 간다면 묵무침에 도토리해물파전, 홍어무침 보쌈까지 나오는 정식을 추천한다. 봄이 가기 전 꼭 맛봐야 하는 음식이 도토리묵이다. 연산시장 도토리묵 041-735-108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201382?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