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잼 만들기 딱 좋은 계절_5월

by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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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11월 말부터 딸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다른 딸기보다 일찍 나와서는 백화점에서 비싼 가격에 팔린다. 12월 중순이면 어디에서든 딸기를 살 수 있다. 1월이면 차고 넘친다. 12월에 나오는 딸기보다 1월이 더 맛있다. 보통은 첫 화방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첫 화방은 딸기 꽃이 피고 처음으로 수확한 딸기로 더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흔히들, 어디서 누군가 이야기했고 그리 썼기에 아무 의심 없이 쓰고 말한다. 50년 가까이 하우스 딸기 농사를 지으신 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분의 말씀은 이랬다. “딸기 꽃이 지고 35일, 딸기 과육의 누적 품온이 700도가 되어야 제대로 된 딸기 맛이 나와요” 앞서 12월보다는 1월이 더 맛있다고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12월에 딸기가 나오려면 적어도 10월 말이나 11월에 꽃이 피어야 하는데 한겨울만큼 기온이 낮지 않다. 10월 말이라면 한낮은 20도가 훌쩍 넘는 경우도 많다. 외부 기온이 높으면 하우스 내부 온도도 높다. 35일 700도, 딸기가 맛있어지는 조건보다 빨리 딸기가 나온다. 얼추 색이 나도 맛이 안 나는 경우가 많다. 1월은 시간도 온도도 딸기 맛있어지는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아 12월보다는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2월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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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에 딸기는 겨울이 깊어짐에 따라 올라왔다. 올라온다는 의미는 몹시 추울 때는 진주, 함안 화순, 남해, 해남 등지에서 나오다가 산청, 남원, 담양에 이어 논산에서 딸기가 나오면서 시즌이 끝났다. 요즈음 영농기술이 발달해서 같은 시기에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그런데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35일, 700도라는 사실이다.

4월 끄트머리 지방 출장을 갔다가 딸기 1kg을 산 적이 있다. 생긴 모양은 잘 익은 딸기였다. 향도 어느 정도 나고 말이다. 하나를 맛봤다. 달겠지 하는 예상도 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실까? 딱 그만큼만 생각했다. 3월 말부터 5월까지 나오는 딸기는 신맛이 강하다. 마치 11월에 나오는 딸기처럼 말이다. 외부 기온이 높으니 하우스 내부도 높아 색은 나와도 맛은 아직 덜 여물었다. 가격은 한창때의 반의반 값. 1kg에 6,000원이다. 모양 좋고 큰 녀석은 만 원이 훌쩍 넘는다. 생과로 먹을 생각도 없거니와 먹는다고 해도 크기 보고 과일을 고르지 않는다. 크다고 더 맛있거나 그렇지는 않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눈에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게다가 잼을 만들 생각이었으니 같은 무게들 돈 더 주고 살 필요가 없었다. 딸기 가공품을 만드는 업체들도 봄이 한창일 때 딸기를 산다. 딸기를 먹을 만큼 먹거니와 신맛이 강해지는 3월부터 매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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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서 돌아와 딸기잼 만들기를 한다. 씻고는 물기가 빠지질 기다렸다. 꼭지를 따고는 조각을 냈다. 조각낸 딸기를 손으로 주물러 으깼다. 설탕을 넣고는 중탕을 시작했다. 잼 만들 때 딸기가 흐물거릴 때까지는 중탕한다. 시간으로 따지면 두어 시간 이상이다. 귀찮은 일이다. 다만, 높은 열의 직화가 속도는 빠르지만 색이 나빠진다. 붉은색을 띄어야 할 잼이 갈색 비스름해진다. 설탕이 메일라드 반응을 일으키기에 갈색으로 변한다. 어느 정도 딸기가 흐물흐물해지면 중탕을 그만하고 가스 불을 최대한으로 낮춘 다음 가열한다. 주걱으로 딸기 과육을 으깨다 보면 얼추 잼 완성이다. 모든 과일은 잼이 된다. 수분이 많고 유기산이 부족한 과일은 잼이 만들기 어렵다. 불가능은 아니다. 굳이 만들 이유가 없다. 배나 수박 잼이 보기 힘든 이유다. 잼의 만들 때 필요한 것은 세 가지. 과일에 있는 유기산, 당, 펙틴에 과육만 있으면 된다. 사과는 껍질에 펙틴 성분이 많다. 껍질이 없는 딸기는 사과에 비해 적기에 유기산이 설탕을 더하면 된다. 간혹 무설탕 잼이라는 상품을 볼 수 있다. 뒷면을 보면 설탕 대신 과일 농축액이 들어가 있다. 설탕은 좋고 과일로 만든 당이 더 좋다는 것은 잘 모르겠다. 무엇이 좋은지도 모르겠다. 당은 당일뿐 좋은 당이라는 것에 동의 못 한다. 더욱이 농축액을 만들 때 설탕을 넣고 만들었는지 아니면 그냥 과일만 농축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게 많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가격이 미쳤다는 것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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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에서 두어 시간 해서 총 5시간 조금 넘게 시간이 걸렸다. 만든 잼은 시판 딸기잼보다 낫다. 만들어보면 안다. 귀찮음만 이겨내면 4월과 5월 사이에 만들기 좋다. 시럽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과육을 설탕 넣고 갈고 난 다음 걸쭉하게 만든 것이 시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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