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치가 익었다.
김치 부침개
아점을 먹은 지 얼마 안 된 토요일 오후 시간. 윤희가 배고프다 지청구를 한다. 요사이 몇 cm는 큰 듯 지 엄마랑 키가 얼추 비슷해졌다(와이프 키가 165cm). 둘이 비슷하다 하면 와이프는 아직 멀었다 말하지만 비슷하다. 옷도 같이 입기 시작했다. 반건 오징어를 한 마리를 뜨거운 물에 데쳐서 구워주었지만 간에 기별도 안 가는 듯 입맛을 다신다. 반건 오징어를 그대로 구워도 좋지만 데쳐서 구우면 짠 기가 빠져 간이 딱 맞게 된다. 무엇을 해줄까 하다 잘 익은 김치가 떠오른다. 김치가 익으면 할 수 있는 요리가 많아져서 좋다. 찜, 볶음, 찌개 등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 반찬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 돼지고기도 좀 있고 해서 부침개를 하기로 결정.
돼지고기를 좀 썰어서 팬에 볶는다. 아주 약한 불에 돼지고기가 익으면서 기름이 좀 나오도록 한다. 돼지고기가 많지 않아서 맛이야 나겠냐 만은 향이라도 날까 해서 그렇게 했다. 반죽과 같이 넣어서 하면 돼지고기가 늦게 익기 때문에 먼저 볶는다. 채로 밀가루를 내리고 계란 한 개 터트렸다. 버터 아주 조금과 물을 넣고 거품기로 반죽을 한다 얼추 밀가루와 물이 섞였을 때 다진 김치를 넣고 반죽을 끝낸다.
반죽을 하는 사이 돼지고기가 노릇하게 익으면서 흰 연기가 난다. 반죽을 붓는다. 잠시 두 장으로 할까 한 장으로 할까 고민을 하다 팬 가득 한 장으로 부쳤다. 뒤집개로 넓게 핀다. 넓게 피는 만큼 저걸 어떻게 뒤집을까 하는 고민도 넓어졌다. 아이씨 두 장으로 할걸. 후회해 봤자 이미 늦었고 저걸 잘 뒤집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생긴다. 가장자리는 바삭해지고 중심부는 부풀어 오른다. 뒤집어 달라는 신호가 긴급해진다. 호흡을 가다듬고 팬을 쥔 오른손에 힘을 뺀다.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는 거야.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하나, 둘, 셋 손목의 스냅으로 팬을 앞으로 밀면서 부침개를 공중에 띄었다. 부침개가 공중 1회전을 하는 찰나의 순간. 그 시간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떴던 부침개는 반으로 접혀 프라이팬에 추락을 했다. 뒤집개로 안 익은 부분을 핀다. 모양이 참으로 가관이다. 아직 모양새를 안 본 윤희의 잔소리가 환청으로 들린다. 일단 앞뒤로 잘 굽는 게 급선무다. 부침개가 타지 않게 굽고 접시에 담을 때 원래 그랬던 양 찢어서 담았다. 별 의심 없이 잘 먹는다. 이렇게 오후 시간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