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사다 놓은 닭 날개가 있었다. 무엇을 해줄까 하다 닭강정을 해 주기로 했다. 강정이야 튀겨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구워도 된다. 그렇다고아예 기름을 빼고 할 수는 없지만 튀기는 것과 굽는 것에 있어서 기름 사용양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튀기 고난 후의 기름 처리 문제도 없어 좋다. 자염과 후추로 염지를 했다. 자염은 짠맛 외에 유리아미노산이 주는 감칠맛이 있어 십수 년째 먹는 소금이다. 세 시간 정도 간이 배도록 하고 오븐을 175도로 예열하고 앞 뒤로 구웠다. 중간에 판을 꺼내 안쪽에 있던 것을 바깥쪽으로 바꿨다. 오븐 안이라도 안쪽과 바깥쪽의 온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망 위에 굽다 보니 닭기름이 빠진다. 저걸 모아서 김치 볶음 하면 맛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굽는다. 얼추 시간이다 돼간다. 양념을 준비할 시간이다. 케첩, 꿀, 고추장, 고춧가루, 꿀, 다진 마늘, 간장, 버터 조금, 올리브유를 준비한다. 물과 버터 조금과 올리브유를 넣고 약불에서 조린다. 버터를 많이 넣으면 안 된다. 윤희가 버터를 싫어한다. 조금만 넣고 고소한 맛이 살짝 날 정도면 된다. 버터가 녹으면 고추장과 나머지 재료를 넣고 자작하게 볶는다. 센 불에 하면 기름과 물의 끓는점이 달라 물이 튄다. 약불에서 살살 볶아야 한다. 케첩만으로 신맛이 부족하면 과일식초 조금 더 넣어 주면 된다. 닭강정이야 새콤달콤한 맛으로 먹는 것이니, 아니면 매실액으로 신맛을 내도 좋다. 좀 더 맛이 깔끔해진다.
‘띠잉 띠잉’ 닭 날개 가다 구워졌음을 알린다. 김이 모락모락 난다. 닭 구운 향이 코 끝을 간지럽힌다. 뜨거운 날개 구이를 입속에 넣고 호호 불며 먹는다. 뜨겁다. 바싹하게 익은 껍질 안에 촉촉한 살만 발라 내고 뼈만 뱉는다. 간이 딱이다. 역시 간은 대충 해야 맞는다. 구운 닭날개를 만들어 놓은 소스에 넣고 강불로 볶는다. 땅콩 부스러기 같은 거 없어도 된다. 생각해 보니 땅콩은 없어도 잣은 냉장고에 있다. 귀찮다. 그냥 담아낸다. 닭 날개 강정이 완성됐다.
윤희를 부른다. 포크로 강정 찍어 입으로 가져 간다. 잠시 후 날개를 구성하는 뼈만 입에서 쏙 뱉는다. 날개 먹는 법을 안다. 그렇지 그건 그렇게 먹어야지..... 가끔 파는 닭강정을 사주 기는 하지만 내심 하루 종일 닭을 튀겨 낸 기름을 보면 마땅치 않다. 소스는 고추장 등 원재료부터 MSG가 들어 가 있어 조금 먹다 보면 느글느글하다. 만들어준다는 것 자체가 귀찮지만 만든 걸 잘 먹는 거 보면 또 해주게 된다. 닭이 없을 때는 불린 떡볶이 떡으로 떡 강정을 해준다. 소스는 같다. 닭날개 1kg 한 팩이 오천 원 이었나? 칠천 원이었나 잘 모르겠다. 같은 양의 닭 강정이라 면세 종대 왕 용안이 있는 푸른색 지폐 두 장이 필요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