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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Sep 23. 2023

지극히미적인 시장_청송

#지극히미적인시장_청송

#가는날이제철입니다 #제철맞은장날입니다

경상북도 청송, 태백산맥의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있다. 평평한 땅보다는 운동 열심히 한 이의 알통처럼 울퉁불퉁 우뚝 솟은 산이 더 많다. 평지에서 자라는 농산물은 적어도 깊고 높은 산 덕에 나는 것들이 유달리 더 맛있다. 그래서 사과나 자두가 그렇게 맛있다. 청송은 가끔 가던 곳이다. 아주 가끔은 영덕에서 오던 길에 잠시 동청송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곤 했다. 약수터 근처에는 닭불고기 파는 식당이 꽤 있다. 식당 입구에 있는 약수터와 주변이 시뻘겋게 물들어 있다.



약수에 있는 미네랄이 쌓이고 쌓인 결과물. 적당한 탄산까지 있어 한잔 마시며 운전의 피곤을 풀곤 했다. 약수 받아가는 것은 공짜, 얼음 담긴 텀블러에 담아 운전하며 마시다 보면 금세 280㎞를 지나 집이었다.



청송과 영덕의 경계에도 약수터가 있다. 읍내까지 몇 군데 자연스레 땅을 뚫고 약수가 솟는다. 식당 주변은 관리가 잘되어 있다. 근처에 몇 개의 약수터가 있는데 물맛이 다 다르다. 탄산의 맛, 미네랄의 맛이 다르기에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여기 이름은 달기, 아까 약수터는 신촌이다. 두 곳을 굳이 비교하자면 나는 신촌 쪽에 손이 간다. 약간 더 탄산이 세다.

달기약수



출장으로 인해 전국을 다니면서 온천은 거의 다 가본 듯싶다. 처음으로 청송에 있는 온천을 이용해봤다. 내 기준으로 온천의 물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 ‘비누가 필요한가’에 따라 갈린다. 좋은 물은 비누가 굳이 필요 없다. 샴푸나 린스도 마찬가지다. 청송은 필요 없는 곳이다. 알칼리 온천이라 물에 담그면 피부가 금세 매끈해진다. 머리를 물로만 감아도 린스 한 것처럼 부드럽다. 다녀본 온천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개인적으로 꼽는 세 군데는 충주 앙성온천, 영주 풍기온천 그리고 여기다. 수영장이나 사우나 등의 부대 시설은 없으나 온천물만큼은 좋은 곳이다. 온천이 있는 곳은 새벽녘을 달려 서울에서 일찍 내려간다. 온천욕하고 나서 개운한 몸으로 시장 구경을 나서면 좋다.



청송장은 달력에 4와 9가 든 날에 열리는 4·9장이다. 읍내를 흐르는 용전천 위에 놓인 월막교 입구에 있는 시장에서 열린다. 경북 내륙이 그렇듯 여기 또한 사람이 적기에 시장이 크지 않다. 다녀본 내륙의 시장 중에서 영양 다음이 여기지 싶을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열십자(十) 모양의 시장은 긴 쪽이 대략 60m, 짧은 쪽이 30m 정도였다. 근래에 만든 듯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아케이드 안에 있는 장터 구경은 물건을 사지 않는다면 금세 끝난다.



며칠 비가 오더니 장이 서는 날 또한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비 오면 장터는 한적하다. 사는 이나 파는 이나 굳이 빗속을 나오려 하지 않기에 그렇다. 내륙의 장터는 봄이면 나물, 가을이면 버섯이 핵심. 지난 상주장을 보니 싸리를 비롯해 야생 버섯이 나오기에 산 깊은 청송은 얼추 송이와 여러 버섯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가 오는 탓인지 생각했던 버섯은 구경하지 못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250978?sid=103&fbclid=IwAR21ycVHW7GdWzyW5FXMmcIrvczQIVZzOxY8GC3dpSN3VxKrl1WF_4wd5F0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01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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