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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Sep 09. 2023

지극히 미적인 시장_상주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성장호르몬인 지베렐린 처리한 포도는 알이 크다. 대신 씨가 없다

#지극히미적인시장_상주

#제철맞은장날입니다

#포도 #지베렐린 

#샤인머스켓


8월 말 모동면에서도 가공용을 비롯해 포도 생산과 수매가 한창이었다. 보통은 요새 유행인 샤인머스캣인가 싶지만 캠벨을 비롯한 검은빛이 빛나는 포도다. 열매라는 게 종족 번식을 위해 맛있게 익고는 먹힌다. 맛있게 먹힌 덕에 씨앗을 멀리 퍼트릴 수 있다. 시중에 나오는 포도를 먹으면 씨앗 보기가 힘들다. 꽃이 피었을 때 호르몬제 몇 가지를 섞어서 뿌리면 포도가 벌 없이도 수정된다. 호르몬제에는 성장을 크게 하는 성분 또한 들어있어 크고 보기 좋은 포도송이가 된다. 호르몬 처리를 하지 않은 포도는 알알이 씨앗이 들어 있다. 송이 또한 익히 봐왔던 것과 달리 꽉 차 있지 않다. 자연스러운 포도의 모습이지만 비정상으로 판단한다. 자연스레 수정한 포도는 모양이 익히 봐왔던 것과 달리 빈약하다. 보기만 그렇다. 먹어보면 향과 단맛은 크기만 큰 포도보다 몇 배 풍성하다.

성장 호르몬 처리하지 않으면 알이 작다. 정상의 포도지만 비품 취급한다. 비정상이 정상인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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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묵과 황포묵이 있다. 청포는 뭐고 황포는 무엇일까? 사실 식품을 업으로 살아왔지만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다. 게다가 자주 먹는 음식도 아니었기에 더 관심이 없었다. 녹두 전분으로 묵을 쑤면 청포묵이다. 묵을 만들 때 치자 물을 들이면 황포묵이 된다. 

전주 비빔밥에서 들어가는 황포묵

불투명한 하얀색 묵이면 청포, 노란색이면 황포다. 청포묵을 보면 맛도 색도 순하다. 쌉싸름한 맛이 있는 도토리묵과 색깔처럼 맛도 확연하게 다르다. 청포묵밥을 주문했다. 묵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도토리묵밥을 떠올린다. 뜨겁거나 찬 육수에 밥을 말아먹는 음식이 내가 알고 있는 묵밥이었다. 그렇기에 묵밥을 주문하면서 찬지, 더운지를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중간”. 묵밥을 보니 우문현답이었다. 여기에서 묵밥은 비빔밥이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양념간장에 묵과 밥을 비벼 먹는다. 식당 안을 보니 상주 쌀을 사용한다고 쓰여 있다. 밥의 상태를 보니 쌀은 최상품이었다. 다만 공기에 담겨 나와 뭉쳐 있었다. 비빔이든 국밥이든 밥이 공기에 들어가는 순간 쌀이 가졌던 품성을 잃는다. 좋은 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주는 방식 또한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기 전에 식당에서 스테인리스 공기부터 추방해야 한다. 비빔그릇 안에는 묵과 몇 가지 채소가 양념간장으로 양념 되어 있었다. 청포묵은 무미다. 양념간장과 채소를 만나면 ‘무’가 ‘유’가 된다. 짜고, 달고, 매운 맛과는 다른 청포묵 고유의 맛이 도드라진다. 별맛 없는데 계속 먹힌다. 그래도 심심하다면 청포묵 들어간 육회 비빔밥도 있다. 가미 (054)534-092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247965?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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