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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Oct 29. 2023

친환경 채소가 좋은 이유

딸이 하나 있다. 아이 때부터 내가 밥을 해주고 있다. 갓난아이 시절과 유아기는 처가에서 키워줬다. 스물한 살 된 딸아이와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아이가 성장할 때의 친환경 식품은 첨가물이 잔뜩 든 가공식품이나 농약과 비료로 키운 식재료에 대해 반하는 선택이었다. 아이가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모든 음식을 친환경 식품으로 선택하긴 어려웠다. 회원조합을 통해 물품을 받거나 친환경 매장에서 식재료를 사더라도 집에서 해주는 걸 먹는 것보다는 바깥에서 먹는 일이 아이가 커가는 만큼 빈번해졌다. 가공식품은 거의 사지 않더라도 채소나 과일은 일부러라도 친환경을 샀다. 정확히 이유를 몰랐다. 그저 다르거니 생각했다. 

포케 만들 때 연어와 참치 사이의 결정보다 우선은 맛있는 채소를 골라야 한다.

오랫동안 식품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친환경이 실제로 뭐가 다른지에 고민이 없었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5년, 10년…. 20년이 지나 30년을 앞에 두고 있다. 모든 음식은 향이 있어야 맛이 다름을 느낀다고 한다. 향을 먼저 느끼고 입에 넣는다. 깨물면 또다시 향이 입안을 매혹한 다음 맛을 느낀다. 유기농은 과일이나 채소는 은은하면서 지속적인 향이 난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큰 차이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충주의 유기농 채식 뷔페에서 유기농 루콜라를 먹은 다음에 알고 있음을 깨달았다.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글이나 말로 표현 못하던 차이를 알았다. 친환경, 유기농이 관행과 확연하게 다름을 주는 것은 영양가나 환경적 측면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보다 식재료 본연의 향이 더 좋다는 것이었다. 전에는 유기농이 왜 좋은지에 대해 확실한 설명을 못 했다. 차이에 대해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에 대해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루콜라를 먹는 순간 확실하게 ‘이거다’라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유기농 루꼴라는 고소함이 있었다. 고소한 향을 글로 표현하긴 힘들어도 끊임없이 먹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충주 열명의 농부, 채식 뷔페.  밥 추가는 기본이다.

물론 관행도 고소한 맛이 있지만 향까지 유기농처럼 진하지 않다. 채식 뷔페에서 밥을 먹을 때 다양한 채소가 각자의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었다. 채소가 이렇게 다양한 맛이 있었는데 그걸 깨닫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보통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밥을 추가하지 않는다. 반찬이 달고 조미료의 느글거림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탓에 한 그릇에서 멈춘다. 유기농 채식 뷔페에서 밥을 먹을 때만큼은 밥을 추가한다. 채소의 다양한 맛이 자연스레 밥을 더 먹을 수밖에 없다. 채소가 무슨 맛과 향이 있을까? 흔히 생각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기에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우리 주변의 농산물이 향이나 맛보다는 모양만 보고 키운다. 편하게 살 수 있는 농산물은 본연의 맛보다는 모양만 좋은 것을 우선시하다 보니 농약과 비료가 필수였다. 농약과 비료로 키운 농산물은 성장하며 향과 맛을 채워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부족하다. 비료가 원래 성장 속도보다 더 빨리 성장을 촉진했다. 향과 맛이 들 틈이 없이 없었다. 유기농 채소에 대한 경험이 적으니 채소에 맛과 향이 없다거나 적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인터넷으로 채소를 주문할 때 가급적 유기농으로 주문한다. 딸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거나 아니면 군살을 뺄 때 샐러드용으로 사용한다. 관행으로 키운 채소와 달리 유기농으로 키운 것은 별 소스가 필요 없다. 각각의 향과 맛이 있기에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등과 소금 조금만 더하면 훌륭한 샐러드가 된다. 채소라고는 상추와 오이만 주로 먹는 딸에게 적근대, 치커리, 양상추, 양배추 등으로 샐러드를 만들어 주면 잘 먹는다. 살을 뺄 때 퍽퍽한 가슴살에 채소 샐러드가 거의 ‘국롤’이다. 퍽퍽한 가슴살 맛을 보완해 주는 것이 유기농 채소다. 유기농 채소의 조합만 매일 바꿔도 다이어트 음식이 지겹지 않다. 해보면 안다. 경험하지 못했기에 유기농 친환경 채소에 향기를 모른다. 참고로 딸아이는 넉 달 동안 12kg 감량했다. 물론, 전적으로 유기농 채소만 먹은 것은 아니다. 자주 먹던 치킨이나 피자도 줄이면서 한 감량이다. 하지만, 감량에 큰 도움이 된 것이 맛있게 먹은 유기농 채소로 만든 닭가슴살 샐러드 덕도 있다. 다양한 향기와 맛이 있는 유기농 채소가 큰 역할을 했다. 해보면 안다. 유기농 채소와 닭가슴살의 조합을 말이다. 닭가슴살은 퍽퍽해도 다양한 맛과 향이 모자람을 채워준다. 해보면 맛있다. 샐러드는 채소의 맛과 향이 좋으면 더 맛있다. 샐러드를 먹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맛있는 채소로 만든 샐러를 먹어야 한다는 게 더 중요하다. 채소의 향과 맛은 친환경 채소가 좋다. 그중에서는 유기농 채소가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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