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츠마부시
2일차 점심까지 닭으로 한상 거하게 차렸으니 저녁은 다른 것으로 정했다. 토종닭 요리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토종닭으로 국물을 낸 라멘, 닭살을 간장에 볶아 올린 소보로 덮밥, 햄버거를 비롯해 히츠마 부시와 같은 방법으로 먹는 닭구이 덮밥도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핵심을 먹었으니 다른 것을 먹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일행 한명이 몸이 좋지 않아 근처에서 먹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2일차 저녁이 가장 아쉽게 끝났다.
다음날, 히츠만 부시의 성지 같은 아츠다 호라이켄 본점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물론 지하철을 타고 말이다. 사카에 역에서 메이조 선을 타면 된다. 역에서 내려 4번 출구를 나와 우측으로 살짝 돌아야 한다. 멀리 육교가 보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물론 구글 지도를 보면 되는데 헷갈릴 때가 있다. 안내에도 4번 출구라고 쓰여있다. 나와서 우측으로 돌아 길 따라가면 된다. 이 설명은 내가 헷갈렸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끄적임이다. 도착하니 10시,
이미 긴 줄이 서 있었다. 줄 서러 가는 사이 사람들이 초록색 번호표를 들고나온다. 대기 순번인 듯싶었다. 우리의 순번은 11시 30분 입장 가능한 순번이었다. 봐서는 10시 이전에 도착해야 그나마 빠르게 먹을 수 있을 듯싶었다. 한 시간 조금 넘는 여유 시간은 신궁 구경을 갔다. 본점에서 10분 정도 가면 있다. 근처에 지점도 있다고 한다. 아츠다 신궁 구경에 앞서 일단 키시멘부터 먹었다. 특이하게 신궁 안에 키시멘 전문점이 있다.
기본과 튀김 우동을 주문했다. 맛있는 국물과 쫄깃한 면발이 압권이었다. 사각의 우동면과는 또 다른 식감이 매력이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은 잊히지 않는다. 신궁 구경을 끝내고 시간에 맞추어 본점 입장.
대 하나와 소 세 개를 주문했다.
눈앞에 놓인 장어덮밥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내 입장에서는 먹음직스럽게만 보였다. 사실, 장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름기 많은 음식은 나와 맞지 않는다. 나고야 세 번이지만 장어덮밥을 위해 시간을 낸 것이 처음이다. 일본의 어디를 가더라도 찾을 수 있는 음식이어도 좋아하지 않으니 찾지 않았다. 일행은 좋아하니 ’그러면 된 거다’하는 생각으로 찾았다. 그 돈이면 다른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러 다닌다. 맛은 여럿이 좋아한다고 해서 꼭 먹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어덮밥은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 삿포로에서 먹은 장어나 여기서 먹는 것이나 내가 느끼기에는 비슷했다. “우와” 보이는 것으로 끝났다. 생각보다 밥이 많다. 작은 것도 우리네 공깃밥 3개 정도 되는 양이다. 큰 것은 네 개 이상 돼 보였다. 평소 먹은 양을 생각해서 주문해야 한다. 같이 주문한 달걀말이는 꽤 괜찮았다. 호라이켄 덮밥을 만드는 장면이 유튜브에 소개되어 있다. 밥 위에 덮인 장어를 보면서 작은 장어를 쓰겠구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보통 이런 장어는 6개 월 남짓 키운다. 한 번은 먹을만 한데 두 번은 나에게는 아닌 음식이다. 다른 지역에서 먹은 것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칭찬 일색인 곳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별 5개 중에서 2개 줄 식당이다. 그나마 오차즈케 먹을 때 산초가루를 더하니 먹을만했다. 역시 장어는 나랑 맞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다.
주말이라 사람으로 꽉 찬 오스 상가 구경을 끝으로 짧은 2박 3일의 나고야 여행을 끝냈다. 나고야 여행은 항상 편도로 비행기를 예약했다. 출발은 아침 일찍, 리턴은 저녁 비행기 스케줄에 맞추어 했다. 몇 만원 저렴한 것보다는 꽉 찬 일정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나고야여행 #일본여행 #히츠마부시 #호라이켄 #식재료전문가 #식품강연 #음식인문학 #음식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