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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Aug 26. 2024

서천 오일장과 군산여행

여름 엔딩_8월

충청남도 장항 스카이워크 노을

충청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금강이 있다. 시작은 전북 진안, 금산과 충북 영동과 옥천을 지나 대전, 공주, 부여의 충남을 지나 바다를 만나는 지점에 두 도시가 있다. 하나는 충남 금산, 나머지는 충남의 서천이다. 두 도시는 금강하구언으로 연결이 되었다. 지금은 연결이 하나 더 늘어 서천군 장항에서 군산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면서 진짜 하나의 도시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 군산에서 차로 십여 분만 시간 내면 서천 여행 또한 편하게 할 수가 있다. 게다가, 두 도시는 바다가 접해 있어 수산물이 풍부하다. 그 덕에 오일장에도 신선하고 저렴한 수산물이 많이 나오는 거로 유명하다. 여행에서 시장 구경을 더 하면 맛집 찾는 재미에 제철 맛을 더할 수 있으니 맛을 찾는 여행으로 서천과 군산으로 많이 추천한다. 

군산 째보 선창에서 바라본 서천. 겨울 여행은 '맛있다'

두 도시를 찾을 때는 여름보다는 봄이, 봄보다는 늦가을이 늦가을보다는 겨울이 좋다. 바다가 있는 도시는 겨울이 가장 맛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여름은 에어컨을 벗어나는 순간 지옥 불이다. 맛집의 맛도 아마도 여름이 가장 맛이 없을 것이다. 사용하는 식재가 가장 맛없는 시절이 여름이기 때문이다. 군산에서 유명한 소고기 뭇국도 여름이 가장 맛없고 겨울이 가장 맛있다. 재료가 되는 두 가지 무와 소고기가 여름이 가장 맛없으므로 둘로 끓인 뭇국 또한 맛이 없다. 여름이 끝나는 8월 말에 서천을 다녀왔다. 원래 계획은 군산의 새벽시장 포함해서 다녀올 생각이었으나 늦잠 자는 바람에 서천 오일장만 다녀왔다. 

군산 시민의 사랑 받는 새벽시장

군산 새벽시장은 예전 화물역이 있던 주변에서 매일 열린다. 새벽에 시작해 버스가 다닐 즈음이면 사라진다. 버스가 다니는 길 주변에서 열리기에 동이 트면 펼친 장을 슬슬 접는다. 명절 때가 되면 주차하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을 정도다. 저렴한 수산물과 농산물을 사려는 사람들이 찾기에 그렇다. 그렇다고 오일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군산에서 유일한 오일장인 대야장이 매달 1, 6일이 있는 날에 선다. 보통의 오일장과 다른 것이 장날만 서는 국숫집이 좋거니와 집에서 담근 단무지나 박절임이 있다. 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가볼 한 곳이다. 단무지만으로 김밥을 말아도 맛있다. 

대야장에서 볼 수 있는 단무지

서천 오일장은 2023년 큰불이 지나간 서천 특화시장 주변에서 열린다. 매달 2, 7이 있는 날에 장이 선다. 1박 2일로 여행이라면 1, 6, 2, 7일 든 날에 간다면 대야장과 새벽시장을 보고 그다음 날 서천시장까지 보고 올라온다면 완벽한 시장 투어를 할 수 있다. 서천 특화시장이 있던 자리는 사라지고 임시로 공터에 임시 건물로 임시로 시장을 열어 운영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반듯하지는 않더라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슬슬 가을것이 비치고 있더라도 8월은 딱히 추천하고자 하는 수산물은 없다. 

백합을 상인이 추천하나 여름에 산란하는 백합은 아직 살이 덜 찼다. 바지락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꽃게도 나오나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 지난번 추천했듯이 여름에는 붕장어나 민물장어가 낫다. 민물장어, 갯장어, 붕장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만 선택하라면 붕장어다. 가격대비 맛을 가장 충족할 수 있다. 가성비, 가심비 모두를 충족한다. 서천 오일장은 몇 년 전 6월에 왔을 때보다 시장이 작아졌다. 계절 영향을 크게 받는 듯 사람이 적었다. 8월 말은 팔만한 작물도 살만한 것도 없기에 사람이 적었다. 삼복더위는 지났다고 하더라도 에어컨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두어 바퀴 도는데 시간은 십여 분이면 충분하다. 콩나물 파는 할매에게서 콩나물 한 바구니 2,000원 주고 샀다. 대가리 푸른 오리알태 콩나물 있나 봤지만 없었다. 콩나물 중 가장 고소한 것이 오리알태로 싹을 틔운 콩나물이다. 콩나물국 끓일 생각으로 샀다. 콩나물 해장국은 전주도 유명하지만 군산 또한 못지않게 많은 식당이 있다. 집에서 만들면 사 먹는 맛을 낼 수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쉽다. 준비물은 콩나물, 오징어(생물, 냉동 다 가능), 다진 마늘 1T, 멸치액젓, 새우젓, 청양고추 다진 거, 대파 다진 거. 구운 김 1장이면 된다. 

물을 우선 끓이고 오징어를 2분 정도 데친다. 오징어는 데치는 시간이 길면 질겨진다. 게다가 콩나물 해장국 끓일 때 열을 한 번 더 받기에 데치는 시간을 최소로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야 오징어의 식감이 부드럽다. 오징어를 그냥 잘게 썰어서 넣어도 좋지 않겠나 싶지만, 육수가 필요하기에 꼭 데쳐야 한다. 오징어 데친 물로 콩나물 해장국을 끓여야 제맛이 난다. 오징어는 간장 해독에 좋은 타우린이 풍부한 식재료. 데친 물을 이용해야 해장국의 제맛이 난다. 데친 오징어를 손질하는 사이 뚝배기에 데친 물을 넣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콩나물을 넣고 5분 정도 더 끓인다. 콩나물이 얼추 익으면 준비한 오징어, 대파를 넣고는 불을 끈다. 뚝배기의 잔열이 있기에 괜찮다. 여기에 청양고추, 새우젓을 넣고 마무리를 하면 유명한 식당보다 맛있는 콩나물 해장국 완성이다. 여기서 팁은 간을 볼 때 소금도 좋지만 액젓으로 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넣고 안 넣고는 감칠맛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하면 딱히 MSG가 필요 없다. 

1인분을 판매하지 않는 국밥

군산에서 한 번 먹으려다 실패한 것인 평양온반. 쉬는 날인 줄 모르고 일요일에 갔다가 그냥 돌아온 적이 있다. 서천 간 김에 한 번 가보자 하고는 갔지만 이번에도 먹지 못했다. 왜냐고? 1인분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씁쓸한 입맛만 다니고 뒤돌아섰다. 어떤 차림인지 잘 모르겠지만, 국밥임에도 1인분은 팔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간 곳은 빵집과 어묵 공장. 군산의 빵집 하면 하나만 생각나겠지만 몇 군데 더 있다. 오늘 찾아간 곳은 빵굽는 오남매. 군산에서 나는 흰보리로 빵을 만드는 곳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빵을 보리로 만들지는 않는다. 밀가루 빵을 포함해 다양한 빵이 있다. 대표 상품은 역시나 보리를 이용한 단팥빵과 만주, 보리 식빵이다. 굳이 삼복더위에 줄 설 필요가 없는 이런 빵집 이용을 추천한다. 굳이 여행지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줄 서는데 사용할 이유가 없다. 

Since 1973, 어묵 공장이다. 여기의 시그니처 메뉴는 종이 어묵. 종이처럼 얇은 어묵이 특징이다. 삼진이나 고래사 등 부산의 어묵과 질감이 다르다. 다양하지는 않지만 어묵 맛을 잘 낸다. 삼진이나 고래사는 어묵이란 명칭이 잘 어울리지만 여기는 오뎅이 오히려 입에 잘 달라붙는다. 한 덩어리 5천 원이다. 이 어묵으로 요리할 때는 열기를 최소로 해서 해야 한다. 어묵탕도 육수를 내고는 오뎅 넣고 3분이면 된다. 군산 새벽시장 근처에 있다. 여기는 잠깐이라도 줄 서는 것을 추천한다. 종류가 많지 않아 줄이 빨리 줄어든다. 

서천에서는 냉면 한 그릇 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만두가 좋아 보여 선택. 고기만두는 꽤 괜찮았지만 김치나 냉면은 그냥 분식점 맛이었다. 커피는 기대 이상, 로스터리 카페로 고속도로 타기 전 들려서 테이크 아웃 했다. 커피 맛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서천에서 커피를 산다면 여기가 최우선이다. 지방을 다니면서 맛있는 커피집 발견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분위기 좋은 곳은 많아도 커피 맛 좋은 곳은 많지 않다. 

장항 맛나로, 더는 지원이 없는 듯 빛이 바래고 있었다. 

2024년 추석이 9월 중순이다. 서천이나 군산 여행은 추석 이후를 추천한다. 그래야 다양한 먹거리와 제맛을 즐길 수가 있다. 특히나 꽃게도 좋지만 백합을 추천한다. 서해에서 조개의 No. 1은 누가 뭐래도 백합이다. 9월도 바다 수온은 따듯하다. 적어도 10월은 되어야 제맛이 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4AIpVcePbJs&t=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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