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크지만 여전히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윤희가 6끼를 먹는 토요일, 일요일은 오랜 시간밥을 했어도 메뉴를 결정하는 것은 힘들다. 주말 메뉴로 무엇을 할까 이것저것 생각하다 끄트머리에 잡힌 메뉴는 갈비탕이다. 사실 갈비탕집에서 하면 사 먹는 맛이 안 난다. 우선 끓이는 양도 적거니와 끓이는 시간의 차이가 맛의 차이를 낸다. 다만 사서 먹는 것보다는 고기 양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갈비를 차가운 물에 넣고 핏물을 뺀다. 그냥 해도 되지만 하는 내내 피가 굳어진 갈색의 거품을 걷어 내는 번잡함이 있다. 뜰망이나 수저로 거품을 걷어 내는 것보다는 핏물을 제대로 빼는 것이 요리를 하면서 왔다 갔다 안 해서 훨씬 수월하다. 핏물을 뺀 갈비를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인다. 많이 끓이면 안 된다. 첫 물은 핏물을 다시 빼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뼈와 고기에서 맛 성분이 끓이는 만큼 빠져나올 수 있고, 끓인 만큼 맛에 있어서는 손해다. 첫 물을 버리고 물을 붓는다. 고기 나 냄비 벽에 붙은 찌꺼기를 깔끔하게 떼어 낸 다음 본격적으로 갈비탕을 끓인다.
초반에는 강불로 온도를 올리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한 시간 정도 끓인다. 간을 한다. 다른 것 필요 없다. 소금과 마늘이나 조금 넣는다. 집에서 먹는 거에 한방재료 같은 것을 넣을 이유는 없다. 내 생각으로 한 방 재료를 넣는 이유는 단순히 저 집과 우리 집은 ‘다르다’의 표시 라 생각한다. 1시간 정도 끓인 갈비탕에 소금을 넣고 한 시간 정도 더 끓인다. 두 시간 정도 뼈를 감싸고 있던 막이 쪼그라들면서 고기가 부드러워진다. 한 시간 정도 더 끓이면 젓가락으로 고기를 찢을 정도로 보들보들 해 진다. 오늘 한 갈비탕은 두 시간 정도만 삶았다. 평소 주말보다 일찍 일어난 윤희가 배고프다는 잔소리에 불을 껐다.
둘이 먹을 밥 은따로 하지 않았다. 자고 있는 마누라 밥만 1인분 솥에 해놓고는 어제 한 찬밥과 갈비탕으로 밥을 먹었다. 잘 익은 김장 김치만 올리고 밥을 먹는다. 고기를 잘라 주고 김치를 잘라 줬다. 윤희가 찬밥 한 덩어리를 갈비탕에 말고 잘 먹는다. 슬쩍 내가 묻는다.
“어때?”
“응 맛있네”
“많이 먹어”
“아 살찌는데….”
갈비탕으로 일요일아 점을 먹었다.
적당히 신 김치를 올려 찬밥을 말아먹었다. 윤희한테 고기를 떼어 주고 남은 갈비를 손에 잡고 뜯었다. 고기를 씹으면 따로 쓴 조미료가 없음에도 숨어 있던 단맛과 감칠맛이 나온다. 재료가 품고 있던 단맛과 감칠맛이다. 고기에는 기본적으로 감칠맛을 내는 성분들을 가지고 있다. 재료가 가지고 있던 양에 만족하지 못할 때 맛을 보충해 주는 것이 설탕과 MSG다. 재료가 가진 본래의 양으로 만족하면 그만이고 모자라다 싶으면 더 넣으면 된다. 난 더 넣지 않는다. 더 넣은 것을 먹으면 먹고 난 후 속이 느글거려서 집에서만큼은 더 넣지 않는다. 다만 재료만큼은 좋은 것을 쓴다.
버크셔 K 갈비탕을 끓였다. 버크셔는 일반 돼지보다 단맛, 감칠맛이 좋다. 돼지 특유의 냄새도 거의 없다. 그래서 가끔 갈비탕을 끓인다. 간단하게 소금, 다진 마늘 조금만 넣는다. 버크셔로 갈비탕을 끓이면 두 끼 정도는 편하게 윤희랑 밥을 먹을 수 있다. 맛있는 탕을 먹는데 김치 하나면 된다는 것을 윤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재료로 한 가지 요리만 하면 된다. 그래서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