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공무원과 출신 성분

공무원 직렬과 출신의 중요성

by 밀당고수 N잡러

"나는 당신처럼 공채가 아니고 굴러들어 온 돌은 인정 못 합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내가 중앙부처에 발령받은 첫날 인사과장으로부터 들은 첫마디다.


지역인재추천제도를 통해 6급 주무관으로 일하고 호봉까지 그렇게 책정되지만 공무원 연금이 아닌 국민연금을 받고 3년간 기간을 통과해야 정식 공무원이 되는 정식 명칭은 견습직원의 시작이었다.



공무원과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일을 하면서 똑같이 선생님이라고 불리지만 진짜 공무원은 아닌

나는 가짜 공무원이었다.



9급으로 시작해서 6급 주무관이 되려면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길게는 2-30년이 걸리기도 하고, 중앙부처도 최소 10년 이상 15년 정도는 걸린다. 요즘 공무원 채용이 많아져 예전보다 인사적체가 더 심해졌다고 들어서 지금은 퇴직 시 과장 정도는 하는 4급이지만 현재 일하는 공무원은 사무관 5급도 어렵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무튼 가짜 공무원 생활은 처음부터 난관이었다. 기존 공무원들의 텃세와 시기인지 모를 무시와 무관심으로 수개월간 일을 주지 않아서 그냥 자체적인 일 찾기가 전부였고, 견습직원 기간 동안 심지어 과장이 직접 사무관 등 직원들에게 견습직원에게는 일도 주지 말라는 지시까지 있었을 정도로 조직 적응은 산 넘어 산이었다.


공무원이 되고 싶으면 꼭 시험 보고 들어가야 한다. 당시 기능직 공무원도 일반행정직이나 식품위생직 등으로 전환되었지만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출신이 어딘지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어떤 직렬 인지도 중요하다. 일반행정직은 어느 부서나 갈 수 있고 고시 출신들의 경우 어린 나이와 부족한 경험에도 청단위의 부처에서는 경쟁자가 없어 승승장구라 오히려 진급을 늦추려고 해외연수도 가고 갖은 노력을 할 정도다. 그렇지만 특정 직렬의 경우 티오가 부족해 승진도 늦고, 갈 수 있는 자리도 많지 않고 조직의 파워게임에서 언제나 밀려나기 일쑤다.


내가 근무했던 식약처도 일반행정직, 약사 자격증이 필요한 약무직, 식품전공자들이 주가 되는 식품직, 연구가 기본인 연구직 등이 있었는데 고위직인 처장과 차장은 거의 일반행정직이 하고, 가끔 약무직이 했지 식품직은 식약청이 생긴 이래 1,2명이 전부였다.


공무원은 출신이고 직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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