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한국의 이중생활 변호사
어제 새벽 4시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2개월 만에 입국이어서 좀 긴장도 됐지만 역시 인천공항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훅하고 들어오는 습한 열기가 그다지 낯설지만은 않더군요.
올해만 벌써 외국에서 6번째 귀국길이라 이제는 적응할 때도 되었는데, 언제나 짐을 찾은 후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88도로의 풍경은 방금 전 살다 온 캐나다나 유럽의 풍경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어서 우울해집니다. 비단 날씨뿐도 아니고, 싫은 것도 아닌데 아마도 가족이 이곳에 없기 때문 일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오기 며칠 전부터 이상하게도 저를 찾는 전화와 메일 등이 몰려듭니다. 매번 이상하게 생각이 되긴 하는데, 아마도 일부는 제가 한국에 갈거라 미리 스케줄을 잡고 미팅을 정하는 일 때문 일 겁니다. 그래도 우리 직원과 항상 얘기하면서 신기하다고, 어떻게 기자들까지 방송국까지 제가 귀국하는 일정에 맞춰서 궁금한 것들이 많이 생기는지 참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아무튼 신기한 것은 한국도착한 지 2일만 지나면 내가 언제 외국에 살았었는지 싹 잊어버립니다. 정말 그동안 쭉 한국에서 살아왔던 것처럼.. 한국이 아닌, 내 오피스텔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심지어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공원에 가서 즐겁게 놀았던 기억마저 거의 모두 사라져 버립니다. 그냥 떠올리면 그랬었지 정도로 아주 싹 머리가 비워집니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참 이럴 수가 있나 할 정도라 저도 놀랍니다. 그런데 이덕분에 저는 정말 철저한 이중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가면 또 마찬가지로 한국 생활을 싹 잊고 마치 오랫동안 캐나다 시골 소도시에서 살았던 현지인처럼 50km/h 속도의 자동차도 짜증 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훅훅 끼어드는 자동차에도 너그럽게 양보하는 언제나 마주 오는 사람을 보고 살짝 웃어주면서 굿모닝이라고 먼저 말 거는 캐나다인처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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