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잇다
지인과 대화를 하던 중 '제2의 이사배'라는 말을 들었다.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받던 지인의 이야기를 듣다가 위로와 조언을 해줬는데 그 말을 들은 지인이 내게 해준 말이다. 메이크업에 일가견도 없는 나인 데다 대화의 흐름에도 맞지 않아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
"안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좋게 또는 칭찬으로 말해주잖아."
내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유명한 이사배 씨가 부정적인 이야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해주던 모습(어느 프로그램 또는 인터넷 방송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이 게 생각이 났던 모양이다. 당시 지인은 클레임을 건 고객에게 상황 설명을 해줘도 똑같은 말만 계속하는 '앵무새'라고 비유하는 비난의 말에 속이 상한 상황이었다. 그 말을 곰곰이 듣던 나는 생각의 전환을 해서 오히려 칭찬으로 들으면 화가 덜 날 것이라고 말해주는 상황이었다.
"돌려 말하면 동일하게 잘 설명해 준다는 거네. 이랬다가 저랬다가 헷갈리지 않게. 칭찬으로 생각해."
생각의 연결고리가 유난히 많은 나는 어릴 때부터 걱정이 많았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까지 걱정하니 마음이 평온하지 못했다. 그러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속은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극심해졌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나는 결심했다. 이왕이면 좋게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객관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면 내 멋대로 긍정적으로 해석해 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내 인생은 내 건데 남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든 말든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스트레스는 마음에서 온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부터 근심 걱정을 전보다 훨씬 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왜 내가 이렇게까지 걱정했을까?' 하는 즐거운 자책을 할 정도였다. 물론 삶에 계속 찌들고 지치다 보면 짜증이 솟구치고 화도 나고 삶에 회의감이 들고 '긍정이고 뭐고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그래? 네가 해봐!'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도 있긴 했다. 예전 모습으로도 수십 번 돌아가긴 했다. 습관이란 쉽게 고치기 어려운 법이다. 뚝심 있게 밀고 나가다 보니 언제나 결말은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생각을 고쳐 좀 더 현실적으로 건강한 방법을 찾아내며 끝이 났다.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 앞에서는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 밥이 되든 죽이 되든 결국 맞닥뜨려야 하고 어차피 견뎌내야 한다. 이렇게 될 거라면 마음이라도 편해야 할 게 아닌가. 그러려면 내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만 한다. 그래야 덤덤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가장 완벽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나'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에서 가장 나은 차선책이라는 점을 부디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 어떤 고난도 시간을 막아내지 못한다. 오늘의 일은 반드시 과거가 되고 내가 살아 숨 쉬는 곳은 현재이며 앞으로 살아갈 곳은 미래일 것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생각들을 좋은 쪽으로 연결고리를 이어나가자. 나의 현재를 좀 더 덜 고통스럽게 나의 미래를 좀 더 밝고 화사하게 만들기 위해.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망각하고 여전히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점점 마지막을 향해가는 2025년을 우리, 부디, 서글프게 끝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