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닭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국 종류의 요리는 삼계탕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놀라움을 줬던 닭곰탕은 지금도 내가 손에 꼽는 보양식 집밥이다. 우선 다른 보양식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영양과 맛을 얻어낼 수 있다. 만드는 과정도 너무 쉽다. 재료들을 잘 손질하여 물에 넣은 후 끓이면 된다. 어느 정도 익은 살들을 뼈와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복잡한 과정의 다른 요리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웃으면서 해 줄 수 있다. 귀찮다면 발라내지 않고 먹어도 상관없다.
삼계탕용 닭 대신 나는 볶음용으로 팔리는 절단된 상태의 닭고기를 사용한다. 본격적인 요리가 시작되기 전 닭고기만 물에 넣고 한번 끓여 불순물들을 걸러내고 닭곰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국물의 맛을 위해 아래와 같이 준비하여 닭고기 사이에 쑤셔 넣는다.
준비할 재료: 대파, 통마늘, 양파, 삼계탕용 한방 재료
대파, 통마늘, 양파는 국물의 맛과 향을 풍부하게 해 주면서 동시에 고기의 잡내도 잡아주니 너무나도 소중한 닭곰탕의 재료가 아닐 수 없다.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한 편에 속하니 마음 놓고 넣어도 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보면 볼수록 진국인 재료들이라 할 수 있겠다.
삼계탕용 한방 재료도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한의원에서만 볼 법한 재료들이 정갈하게 모여 있는데 나는 그 재료들이 '국산'인지 꼭 확인을 한다. 아닌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확인한다.
이렇게 준비된 재료들만 봐도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은데 끓이는 동안 스멀스멀 그 향들이 코끝으로 전해지면 이미 한 그릇 뚝딱 한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내 건강을 스스로 잘 챙기는 것 같아 내가 대견스러워진다. 엄마가 된 기분이다.
열심히 너무 열심히 살다 보면 정작 내 건강을 못 챙길 때가 있다. 몸은 조금씩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알리지만 우선순위에 밀려지기 일쑤다. 그렇게 몸은 버티다 버티다 지쳐버리게 되고 결국 으스러진다. 수술받기 전 수술 동의서를 받는 과정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알 거다. 서명을 하기 전 들어야 하는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결코 유쾌하지 않음을 말이다.
나는 수술 동의서에 이름을 적어야 했을 때 '지금 내 상황이 야누스의 두 얼굴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살기 위해서 수술하려고 했더니만 수술하다 잘못될 수 있는 경우들을 하나하나 듣고 있으려니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당장 내일 수술을 하려고 입원한 상황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별일 없기만을 바라며 수술이 잘 되기를 기도만 할 수 있을 뿐.
이제부터라도 건강을 야무지게 잘 챙겨볼 생각이다. 나의 몸을 생각해 주는 것, 나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그리고 그 두 가지는 늘 해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오늘도 닭곰탕 국물을 삼키며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