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테크를 하다가 잊어버렸던 재능을 다시 만났다
소소한 앱테크 열풍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다양한 앱테크를 통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는 일, 누군가는 시간 낭비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앱이 계속 생겨나고 생활 꿀팁으로 자리 잡은 거 보면 많은 사람들이 앱테크를 하긴 하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앱테크는 여러 가지를 거쳐 현재 만보기, 설문 조사 앱만 하고 있는 중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걷기), 최소한의 시간 투자, 원하지 않는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고 나름 쏠쏠한 포인트, 소소한 정보 취득 등 나름의 고민과 기준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AI에 대응하겠다는 취지가 느껴지는 앱 하나를 발견했다. 사람이 질문하고 사람이 답변하는 말 그대로 지식을 주고받는 앱이었다. 난생처음 보는 앱테크라는 점도 흥미를 유발했지만 뭔가 좀 더 능동적인 활동이라는 점 특히 검증받은 전문가의 실시간 답변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포인트를 모으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바로 앱을 깔고 가입했다.
포인트를 모으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질문과 답변을 올리면 포인트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모은 포인트로는 여러 기프티콘이나 상품권 구매가 가능했다. 단순히 앱 상에서 사용되는 유형과 가상자산으로 바꿀 수도 있다. 질문들의 주제는 매우 다양했고 활성화된 상태였다.
그런데 질문들을 보다 보면 단순하거나 누가 봐도 포인트 얻으려고 억지로 썼거나 AI의 도움을 받은 티가 살짝 나는 질문과 답변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 속에는 진지하게 올려진 질문과 답변들이 있었다. 주로 상담형 질문이었는데 글 속에서 질문자의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간절한 경우가 꽤 많았다.
나는 내가 경험했던 일, 내가 잘 알려줄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성심성의껏 답변을 달았다. 답변의 내용과 깊이가 질문자와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마음은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런 내 마음을 잘 전달되었는지 답변이 채택되었다는 알람이 울리는 횟수가 점차 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성과적 보람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질문은 과거 내가 겪으며 힘들어했던 상황에 접한 어느 사회초년생의 질문이었다. 장문으로 써 내려간 질문자의 글을 보며 얼마나 눈물로 한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지 눈에 선했다. 글 중간중간에 기회가 아직 남아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보질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경험 부족에 의한 것이리라. 잠잘 시간이 다 되었고 다음날 답변을 올려도 뭐라 할 사람도 없는데 다시 자세를 고쳐 앉고 답변을 달았다. 늦은 시간 힘겹게 적었을 질문자가 질문을 올리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을 리가 없었다.
사실 내 답변이 질문자에게 도움이 되었을지 아닐지는 알 수가 없다. 설령 채택이 됐을지라도 대충 선택했을지 신중하게 선택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저 후자의 마음으로 선택해 주었기를 바랄 뿐. 그렇게 나의 답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쓰고 있다.
초등학교 때였는지, 중학교 때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반마다 뽑혔던 또래 상담사 역할을 하면서 따로 강의를 들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냥 어쩌다 보니 하게 된 역할이었다. 친구들의 고민을 많이 들어주는 편이었지만 그저 깊은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흔한 현상 중 하나라 생각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앱테크를 통해 생각보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답변해 주는 일에 보람을 크게 느낄 줄은 몰랐다.
포인트를 모아 사용할 생각으로 시작한 앱테크였는데 어느 순간 답변을 쓰기 위해 앱을 열기 시작해 버린 나는 꽤 많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한 앱테크 중에서 가장 단시간에 많은 포인트를 모은 앱이다. 마치 재택근무를 하는 것 같은 기분, 그 기분만으로도 충분히 내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었다. 나의 개인적 이익만을 얻는 행동이 아니라 누군가의 궁금증 해소해 주고 더 나아가 위로해 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왠지 모를 뿌듯함이 올라왔다.
어느 순간 보편적인 앱테크 활동이 아닌 나의 은밀한 취미생활이 되어버린 앱테크 활동과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작은 재능이 올 26년을 어떻게 만들어 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