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존중을 표현하는 방법_집밥]

소고기불백

by 코코 COCO

엄마의 단골손님 메뉴는 소고기 불백이다. 비교적 만들기 쉬우면서 근사한 메뉴로써 손님을 대접하는 상에 올려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양념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연구팀에서 최상의 배합을 찾아내고 생산팀에서 대량 생산한 시판 양념장이 물류팀, 마케팅팀, 홍보팀, 영업팀을 통해 집 앞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 때문이다(물론 금손 분들이 많아 인터넷에서도 양념 배합비를 찾아 직접 만들어도 된다). 엄마는 여기에다 수산 시장에서 공수한 싱싱한 낙지를 듬뿍 넣어주신다.


가족들 초대해서 만든 후 거의 4년이 지난 즈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 짝꿍과 우리의 미니미와 함께 먹고자 오랜만에 나도 소불고기를 만들었다. 일하느라 고생하는데 최근 아팠던 짝꿍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마트에서 장을 본 후 바로 요리 준비를 했다. 소불고기는 바로 해도 상관은 없지만 미리 재료들을 양념장에 재워두면 양념장이 고기와 야채들 사이를 파고들어 훌륭한 맛과 풍미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얇고 균일하게 썰어진 고기를 먼저 냄비에 넣고 그 위로 양파와 당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넣었다. 그 후엔 팽이버섯과 대파를 썰어 넣어주었고 양념장 1병을 부어준 후 골고루 섞어 준 뒤, 냉장고에 잠시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짝꿍이 돌아올 시간에 맞춰 냉장고에서 냄비를 빼내 불조절을 잘해가며 양념이 누르지 않고 식재료들이 골고루 잘 익을 수 있도록 한 번씩 뒤섞여주었다. 불을 올린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양념장의 달짝지근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음식에서 올라오는 향을 맡다 보면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향은 비단 향수나 디퓨저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짝꿍과 우리의 미니미와 함께 앉아 먹는 저녁 식사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소소한 하루를 나누기에는 아직 우리의 미니미가 어려 대화가 끊길 때가 많지만 하나가 되어 뭔가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나는 그 시간이 좋다.


오랜만에 만들어 먹었지만 소불고기는 만들기도 쉽고 참 맛있는 요리이니 요리를 많이 해보지 않았더라도 꼭 도전해서 '나'에게 건강하고 든든한 한 끼 집밥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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