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와 인생의 [틀]

낡고 오래된것들에 대한 예의

by 썬썬

틀 ! 틀이 무엇을 의미 하는것일까를 한번 생각해보면 매일 내가 사용하는 베이킹 도구중에 마들렌

쿠키 틀이 있고 조금더 나가보면 인생의 틀도 있다.


우리는 이 두가지의 것들과 꼭 연결이 되지만 인지하고 살지는 않는다.


요리를 할때 꼭 필요한 틀 어떠한 틀을 쓸까 고민도 하고 평소에는 잊고 살다가도 인생의 틀에 맞춰 사는거지 라는 조언을 들을때도 있지만 케이크나 쿠키의 반죽을 잘 섞어 틀에 넣고 굽고 좋은 결과물을 기다리곤 한다.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그 결과에 웃고 실망을 하듯이 인생이 그렇지 라고 한번쯤 한탄 해본적 있을것이다.


프랑스 파리에 살면서 주말이면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파는 벼룩 장터가 열리는데 우연히 지나가다 그 매력에빠져 이제는 주말만을 기다리며 지루한 5일의 주중을 보냈다.


그도 그럴것이 여러나라에서 살아본 나는 십대를 보낸 캐나다에서의 PawnShop이라는 중고물품점을 자주 들락거리며 오래된 물건이지만 요즘엔 구할수 없는 디자인들을 보고 구매하였다.


나는 꽃을 좋아하지만 특히 꽃으로 수를 놓은 제품을 선호 하며 Pawn Shop에서 본 그 빨간색의 축 늘어진 여리여리한 백팩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가방을 하나 구매를 하게되고 중고 물품파는 상점과의 인연이 되었다.


매 해가 바뀌면서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며 중고상점에서 물건들을 둘러보는 취향이 달라졌다.

결혼하게되면서 조금더 심층적인 홈베이킹을 접하고는 보이는데로 새 제품의 베이킹 틀을 연신 사들였다.


한동안 베이킹에 푹 빠져 살면서 레시피를 보고 재료들을 섞어 틀에 넣는 과정까지는 늘 긴장을 하였다 모든것을 다 마친것 같았을때 그제야 미리 예열해둔 오븐에 반죽을 넣은 틀을 쏟지 않을 마음으로 조심 스레 넣어놓고서는 긴장이 풀렸다. 긴장이 풀리고 바로 눈에 들어온것은 폭탄 맞은것 같은 부엌이었다. 당시에는 홈베이킹에 조금 업그레이드 된 베이킹을 접하는 초보이다 보니 만드는것에만 집중하다 치울것은 절대로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동안 아니 오랫동안은 홈베이킹에 나의 히노애락을 모두 쏟아 부으며 집중하고 신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틀에 박힌 인생을 살다보니 하고싶은것에만 집중할수 없을때도 있고 내인생에서 신기루를 만난것같은 베이킹이라는 취미는 어느날 갑자기가 아닌 조금씩 서서히 멀어져갔다.


그것을 나는 인지를 하지 못했다. 내가 무엇에 집중하고 하늘이 두쪽이나도 내가 좋아하는것을 꼭 해야되 못하면 안되 가 아니라 무료하고 고요한 적막을 느끼던 어느날 깨달았을땐 인생의 세월이란

바람에 자연스레 날아가 버린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며 오롯히 내가 없는 삶을 살면서도 희미하게 나마 손이 기억하는지 내가 늘 만지고 예뻐해주던 베이킹틀을 집어 들고는 곧바로 내려 놓았다.


그렇게 내 취미를 다시 살려볼까 하며 틀 들을 꺼냈다가 다시 넣어 놓기를 수십번 3개월, 6개월,1년이되도 단 한번도 쿠키나 케이크를 만들어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시도를 해본것은 마카롱의 재료에서 계란 흰자만 분리 해놓고 실온에 2-3일을 놓아두고 쿠키를 굽는 기회를 엿보았다.


3일전에 실온에 둔 계란 흰자는 일주일 그리고 2주, 3주만에 버려지고 말았다.

집안일은 끝이 없고 살림은 대충대충 해보려고 해도 그러면 그럴수록 일은 산더미같이 더 쌓여저 본래대로의 다람쥐 챗바퀴에 같혀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그렇게 조금의 노력에도 내 삶이 나아지지 않아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 남편에게 거실 바닥에 주저 앉아아이처럼 엉엉 울어대며 하소연을 했다.

난 아무리 이 생활에서 벗어나려해도 자꾸 제자리로 돌아가게되 힘들어 죽겠다. 나는 내 개인시간을 내고 싶어 하루의 한끼만 먹는다며 울부짖었다.


울면서도 내마음은 한도 끝도 없이 속상하고 이미 오랫동안 묶여져 움직이지 않는 내 인생을 생각하며 아무리 울어도 마음이 풀어지질 않았다.

사는인생은 무엇이고 결혼은 무엇이며 내인생을 통째로 집어 삼킨 육아라는 이름은 무엇인가?

매일 매일 생각했다.


나는 남편에게 당장 으름장을 놓았다.

나 내일 무슨 일이 있어도 엔젤 케이크 꼭 만들거니까 당신이 아이를 꼭 돌보라 라고 강력하게 요구를 하고는 그날밤 아이를 재워놓고 서재에 들어가 꽁꽁 묶어둔 뭉치의 프린트물의 끈을풀고 레시피를 연신 찾았다. 모아 두었던 레시피들을 보다보니 레시피 읽는 그재미로 밤을 꼬밖세우고 새벽 5시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눈에 안보일뿐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사람이나 물건이나 낡고 오래된것은

언젠가는 그 형상이 없어지게 된다

그 낡고 오래된것들의 소중함 그것들이

있던 자리에 나도 조금씩 그곳으로 향한다



한소녀가 한 상점에 발길을 멈췄다. 소녀는 등을 살짝 구부려 쇼윈도의 진열되있는 색이 조금 바래진 낡은 오르골을 들여다 보았다.

한참을 들여다 보고는 용기를 내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소녀는 그곳이 어떤곳인지밖에서 보기만 해도 잘 알고 있었다. 소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몇발자국 뗴기도 전에 누군가의 체취가 남아있는 듯한 낡고 오래된 물건들의 퀴퀴한 냄새가 소녀의 코를 자극 했다. 소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물건들을 차근 차근 둘러 보고 원하는 것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가게에는 중년을 조금 넘긴듯한 여 주인이 소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계산대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소녀는 한참을 둘러보다가 마음이편해지는걸 느꼇다.


소녀는 이곳 저곳을 훑터 보다가 뭔가를 발견한듯 재빨리 걸음을 옮겼고 소녀가 다가간곳은 은색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적어도 60년은 되보이는 약갼의 녹이 쓸어버린 케이크와 바닐라 무스를 만들때 사용하는 둥근 틀이었다. 무엇으로 모양을 내어 찍어냈는지 요즘 시대에는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었다.


소녀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며 누군가 사용했던 그 손길들을 상상을 해보며 낡고 오래된 프랑스 요리법이 나와있는 책을 살짝 빼는순간 옆에 쌓여있던 책이 우루루 무너지며 소녀는 순간 얼굴을 감싸안았다. 그러고는 무슨 꿈이 이래? 라며 침대에 누워 눈을 뜨고는 꿈이 었다는걸 알았다. 꿈에 나온 소녀는 어디에도 없었고 레시피자료를 오랫만에 보다 늦잠을 자버리고 꿈까지 꾸어버린것이다. 나는 개꿈을 꾸었내 라며 이불을 켜켜히 접어 놓고 고요한 집안을 둘러 보았다. 이상하리 만치 집안은 조용했다. 2층 방에서 아래 거실과 부엌을 내려다 보니 진짜 아무도 없는거 같아 허겁지겁 거실을 지나 부엌을 보니 메모한장을 발견 하고 천천히 읽어보니 몇일 아이와 여행을 다녀 올테니 그동안 못해본 베이킹도 해보고 혼자 나가서 책방도 가보고 힘든 집안일도 하지 말고 설겆이 안나오도록 식사는 꼭 사먹으라는 멧시지 였다. 나는 생뚱맞은 표정으로 잠시 있다가 끓어오르는 기쁜 감정을 숨길수가 없었다.


시간이 주어지면 베이킹을 제일 먼저 하고 싶었지만 너무 오랫만의 자유라 무엇부터 해야되는지 순서를 적어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간단한 아침을 먹고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자 라고 좋이에 써놓고는 부엌 케비넷 정리를 하고있다. 이 케비넷은 오로지 베이킹 틀이나 재료만 모아놓은 곳이고 한동안 쓰질 않아서 정리가 필요했다. 뭘하든 혼자 있는 이시간이 너무 너무 좋다. 케비넷 정리는 하면 할수록 시간만 축냈다. 이러다가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어 서둘러 외출을 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베이킹 재료 파는 가게를 방문했다. 가게에는 어느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아주 깨끗한 제품들로 진열되어있고 일본에서 건너온 물건들도 많아서 유혹되기 딱 좋았다 그곳을 조금 둘러 보고는 서둘러 엔티크 가게로 향했다.


오랫만에 들러본 엔티크 가게는 나의 힘의 원천이 되는곳으로 이곳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듯 늘 기분이 좋아졌다. 엔티크 샾에서는 오래된 물건을 팔기는 하지만 눈에 들어온것이 있으면 바로 사야된다. 그렇지 않으면 두번다시 같은것을 찾으려

해도 구할수 없다. 우리가 인생이라는 틀에 살면서 딱 뭔가 맞춰져야 행복하고 여러번 실패를 하며 눈물을 흘릴때에도 그렇듯이 포도송이의 알알이 붙어있는 포도알처럼 다 같은 크기같이 보이지만 미세하게 크기도 다르고 맛은 알알이 다 똑같은 것과 같이 우리는 옛것을 대할때 현재와의 것이

다르고 옛것이 더 존중 받아야한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오래되어서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예우를 보여야 겠다.


오래된 인간도 낡아빠진 물건도 지나간 추억도 이미 폐차직전의 차도 엔틱샵의 물건들 처럼 다시 쓸모있는 것으로 다시 새로이 태어나게 되는것이니까. 어떤것도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된다.


쿠키를 만드는 틀이나 우리의 인생의 틀이나 교묘하게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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