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 본연의 맛으로 완성하는 여름의 프랑스 요리
바지락이 이렇게 멋진 요리가 될 수 있을까? 처음 이 술찜을 맛봤을 때, 입안에 퍼지는 허브와 버터의 풍미, 와인의 은은한 향이 너무 인상 깊었다. 단출한 재료로도 정찬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강레오 셰프의 바지락 술찜은 프랑스 가정식 느낌이 물씬 나는 요리다. 술찜의 기본이 되는 마늘조차 넣지 않고, 와인과 바지락, 허브와 버터만으로 맛을 쌓는다. 강한 향 대신 섬세한 풍미를 살려내는 방식이 오히려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요리의 시작은 양파를 퓨어 올리브 오일(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도 가능)에 볶는 것부터다. 센 불에 볶기보다는 중불에서 은근하게, 양파가 천천히 물기를 내며 단맛을 끌어내도록 조리하는 게 포인트이다.
바지락은 손질된 신선한 것으로 준비하고, 양파 위에 그대로 얹는다. 여기에 화이트 와인을 붓고 뚜껑을 닫은 채 찜을 시작하는데, 바로 이 증기로 익히는 방식이 바지락 특유의 풍미를 살리는 핵심이다. 바지락 껍질이 하나둘 열릴 즈음, 향긋한 냄새가 퍼지기 시작한다.
이때쯤 버터와 바질, 파슬리를 넣어 요리를 마무리한다. 버터는 부드러움을 더하고, 허브는 신선한 향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얇게 썬 토마토를 얹으면 식감과 색감 모두를 잡을 수 있다.
이 요리는 복잡하지 않다. 불 조절만 잘한다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고, 와인과 함께 식탁에 올리기에도 손색이 없다. 바지락 특유의 감칠맛에 버터와 허브가 어우러져 입안 가득 고급스러운 여운을 남긴다.
여름의 바지락 술찜은 입맛이 없을 때도, 근사한 날에도 모두 잘 어울리는 메뉴이다. 재료 하나하나가 튀지 않지만,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안을 포근하게 감싼다. 프랑스식 요리이지만 거창하지 않고, 가정식처럼 편안하다.
와인 한 잔과 함께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요리는 드물다. 조리 시간도 짧고 과정도 어렵지 않으니, 여름 밤에는 이 술찜 한 냄비를 끓여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