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 시절 농구부 선수로 있었을 때, 코치 선생님이 들려준 한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다. 바로 한국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쌍둥이 형제 조상현·조동현 선수의 일화다.
당시 코치 선생님은 대전고등학교에서 두 선수를 직접 지도하셨다고 한다. 쌍둥이라는 특수한 관계 속에서도 두 사람은 늘 선의의 경쟁을 이어갔다. 그 경쟁은 남들이 보지 않는 곳, 혼자만의 시간에서 더욱 치열하게 이루어졌다.
한 번은 조상현 선수가 밤 9시부터 11시까지 몰래 훈련을 다녀오자, 조동현 선수는 마치 자는 척을 하다가 조상현 선수가 잠든 후 조용히 빠져나가 또 훈련을 했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 밤마다 자신을 이기기 위한 훈련을 거듭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혼자 하는 훈련이 결국은 진짜 실력을 만든다’는 교훈이었다. 이후 나도 조용히, 그리고 집요하게 훈련을 반복했다.
우리 팀은 하루에 네 차례 훈련을 했다. 새벽 6시부터 7시까지의 기초 체력 훈련,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의 전술 훈련, 오후 3시부터 6시까지의 기능 훈련, 그리고 밤 7시부터 9시까지의 야간 훈련. 하지만 나는 그 정해진 훈련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이 휴식하거나 잠시 숨을 고를 때, 나는 몰래 체육관으로 먼저 향했다. 아무도 오지 않은 코트에서 조용히 드리블을 치고 슛을 던졌다. 땀은 흘렀지만 마음은 오히려 차분했다. 그 시간은 나만의 약속이자, 나 자신과 싸우는 시간이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혼자 하는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주도적인 훈련을 꾸준히 해온 운동선수들이 그렇지 않은 선수들보다 경기력에서 월등히 높은 성과를 보였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 탄력성 또한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스포츠 심리학자 에릭슨(Anders Ericsson)의 '의도적 훈련(deliberate practice)' 이론에 따르면, 성과의 차이는 천재성과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외부의 시선이 닿지 않는 시간에 얼마나 깊이 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혼자서 하는 훈련은 외롭고 고된 길이다. 누구도 박수를 쳐주지 않으며, 그 결과는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축적한 사람만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누군가 나를 이기기 전에, 나는 나 자신을 먼저 이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