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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wkey Dec 12. 2022

애플카 소식에 울고 웃는 사람들

애플카 출시 연기, 완전자율주행 포기 소식에 대한 소고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축소하고 애플카 출시 시기도 2026년으로 미뤘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 ‘프로젝트 타이탄의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당초 운전대나 페달이 없는 레벨 5단계의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를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애플카는 고속도로에서 작동하는 자율주행 기능이 있지만, 완전자율 주행 기능을 장착해 자체적으로 작동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소식에 해외 증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관련 테마주에 울고 웃고 있는 상황.


이와 같은 소식에 필자의 소회는 항상 같다. 인류 역사는 언제나 기술 발달에 대해 규범 정립이 후행하는 순으로 진보가 이뤄졌다지만, 인류세는 전혀 새로운 시대라는 점을 감안해 담론의 밀도를 병행적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


물론 자율주행자동차와 관련해 공리주의적 접근 및 의무론적 접근에 기반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정책 출범을 위한 지극히 시론적인 것에 불과하다. 지식에 기반한 전통적인 인식론과 정보에 기반한 새로운 인식론의 관계라든가, 윤리적 차원에서 빅데이터로 촉발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적합한 새로운 윤리체계의 정립 문제라든가, 이를 정당화해 줄 윤리학적 담론에 관한 문제들이 먼저 제기되어야 할 것이다. 메타적인 담론이 충분히 논의되고 양산되었을 때 이로부터 우리는 온갖 제도와 법적 규범이 길어 올릴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기술철학의 이론적 대안이 개별 기술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논의를 확장하려면 기술철학에서는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지 않는 공학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새로운 기술의 부상과 더불어 발생한 철학적 쟁점들을 검토하려면 윤리학적 담론의 기본 방향은 어떠해야 할지, 또 이에 대한 거버넌스 구축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가장 우선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영역 간 교류가 시급할 수밖에 없다.


가령 애플에서 단계적으로 자율주행을 고도화한다고 했을 때, 자율주행차의 발전단계 별 운전자와 인공지능의 주의 의무는 달라질 것이며, 이에 따른 변화와 규범적 판단능력의 사전 프로그래밍 필요성 역시 공학자의 판단이 필수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학자와 철학자의 협응이 없이는 정책과 규범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시론에 머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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