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아직 안 봐서 참 다행이야
영화를 보고 나서 평점을 찾아볼 때가 있다. 너무 좋았거나 설레거나 혹은 끔찍하거나 기괴했을 때.
캣츠를 보고 극장에서 나와 캣츠 평점 댓글 들을 보기 시작했다. 카페에 혼자 앉아 레모네이드를 우아하게 마시다가 첫 번째 댓글을 보고 나도 모르게 소리내 웃고 말았다.
'크리스마스에 이 영화 보고 헤어질 뻔했어요'
'영화가 끝나도 자리를 못 뜨시는 분이 계셨다... 주무시고 계셨다'
'불면증 있는 분께 추천'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실망이 크다. 그냥 뮤지컬로 봐야겠다'
좋은 평도 있다.
'다른 사람의 평과 상관없이 춤과 노래를 좋아한다면 꼭 보세요'
'가슴 뛰는 영화였어요'
'제니퍼 허드슨이 곡을 잘 소화했고 퍼포먼스도 좋아요'
'뮤지컬 영화를 볼 때는 미리 뮤지컬에 대한 정보를 보고 난 후 영화를 보면 좋겠어요. 어벤져스 보기 전에 시리즈 정주행 하는 것처럼요'
영화 캣츠는 뮤지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신나고 발랄한 그 분위기가 뭔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영화관의 음향 시스템이 안 좋은 것인지 음악 소리가 생생하고 비트 있게 출력되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T.S. 엘리엇이 글을 썼을 때, 리듬을 살리기 위해 밤새 드럼을 쳤다고 했던 그 리듬감 말이다.
그렇지만 스크린은 눈부시다. 맑고 예쁜 표정에 용기 있는 행동도 잘 보여준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빅토리아 고양이),
나를 바라보며 얘기하는 느낌으로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쥬디 덴치 (듀터로노미 고양이),
등장만으로 존재감 가득한 엑스멘 반지의 제왕 이안 맥컬린(거스 고양이),
늘 컬러렌즈를 낀 신비로운 외계인 느낌의 헤임달, 이드리스 엘바 (맥커비티 고양이)와
여러 감정을 표정과 노래로 다 표현해낸 제니퍼 허드슨 (그리자벨라 고양이)까지 매력적인 인물들로 채워진 스크린으로 눈이 즐거웠다.
제니퍼 허드슨의 메모리는 슬프다가 아프다가 외롭다가 괴롭다가...누구나 느껴봤을 여러 감정의 메모리로 조용히 다가와 마음 깊은 곳 숨겨진 부분을 툭 툭 건드려 기어이 폭발하게 만든다.
노벨문학상 수상도 했던 영국 작가 T. S. 엘리엇이 유일하게 어린이를 위해 만든 우화시집 [ 캣츠 ] (원제 : 지혜로운 고양이에 대한 주머니 쥐 영감의 지침서 )
공항에서 이 책을 우연히 보게 된 앤드류 로이드 웨버 감독은 1981년 뮤지컬 캣츠를 만들어냈다.
이후 뮤지컬 캣츠는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에 반열에 오르고 뮤지컬 사상 최장기 공연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뮤지컬의 왕좌에 위풍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38년 만에 뮤지컬 캣츠는 영화로 다시 만들어져 우리에게 찾아왔다.
1 년에 단 한번 열리는 고양이 축제, 젤리클 볼에서 30 여 마리의 각기 다른 고양이가 개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그중 한 마리의 고양이가 고양이의 천국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선발기준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고 행동하는 생명력 있는 고양이 누구나이다.
섹시한 카리스마를 지닌 럼텀터거 고양이,
극장을 지키는 아스파라 거스 고양이,
발랄한 커플 도둑 몽고젤리와 럼플티저 고양이,
쭈뼛거리다가 멋지게 매직을 선보여 기적을 만든 미스터 미스토플리스 고양이,
경쾌한 탭 댄스를 추며 철로를 관리하는 스킴블생스크 고양이 등 제각각 멋진 고양이들이 등장해 고양이 천국 티켓을 받고자 한다.
색깔 있고 매력적인 인물들, 좋은 각본, 아름다운 음악, 따뜻한 분위기를 전해준 영화 캣츠는 버킷리스트를 추가하게 했다.
T.S. 엘리엇의 [캣츠] 읽기,
그리고 뮤지컬 캣츠 보기!
T.S. 엘리엇 [ 캣츠 ] 목차
1. 고양이 이름 짓기
2. 늙은 검비 고양이
3. 그라울 타이거의 마지막 접전
4. 럼 텀 터거
5. 젤리클 고양이의 노래
6. 몽고젤리와 럼플티저
7. 올드 듀터로노미
8. 파크와 폴리클의 무시무시한 전투
9.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10. 매캐비티 : 불가사의 고양이
11. 거스 : 극장 고양이
12. 버스토퍼 존스 : 도시 고양이
13. 스킴블 생스크 : 철로 고양이
14. 고양이에게 말걸기
15. 모건 고양이, 자기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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