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플래너 없으면 어떻게 할 뻔했어? 2
결혼식 준비에 대해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나는, 일단은 정보를 얻어야 할 것 같아서 웨딩 관련 어플을 다운로드했다.
‘웨딩북’이라는 어플인데, 그 구성이 좀 생소해서 이것저것 눌러보았다.
결혼식 준비에서 우선순위에 있던 예식장 예약 방문 및 결정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웨딩앱을 다운로드한 건데, 앱을 켜자 예식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답해야 하는 질문들이 너무 많았다. 관심사에 예식장과 스드메를 선택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카톡이 왔다.
웨딩북의 웨딩플래너라고 했다. 앱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건가 하고 알아보니, 스드메를 관심사에 추가하면 자동적으로 웨딩플래너가 배정되는 것 같았다.
나는 웨딩플래너를 고용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결혼식도 최소 금액으로 하길 원하니깐) 카톡으로 친절하게 결혼식 준비 상황에 대해 이런저런 관심을 보여주는 모습에 갑자기 마음이 움직였다.
‘나처럼 결혼식에 관심이 없고 정보를 찾아볼 열정도 없는 사람들을 돕는 분과 이렇게 인연이 닿아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딩플래너님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카톡 대화를 시작했다.
귀가 얇아서 이것저것 비용을 낭비할 순 없기에 바로 웨딩플래너 수수료에 대해 물었더니, 내 쪽에서 따로 내는 수수료는 전혀 없고 플래너 님을 통해 스드메나 예식장을 예약하면 오히려 할인을 해준단다.
아무래도 업체에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인가 보다. 그리고 내성적인 내 성격상 대면하지 않고, 카톡으로만 이것저것 정보를 제공해 주시는 게 딱 마음에 들었다.
웨딩플래너님을 알기 전, 마음에 드는 예식장을 검색해서 무작정 전화를 걸어서 예약 방문을 하려 했었는데, 대부분 그런 방법으로는 예약을 받아주질 않았고, 결혼식 날짜가 언제쯤 되는지를 정확하게 말해야만 가능한 곳이 많아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웨딩플래너님이 웨딩홀 예약을 잡아주었음에도, 예식장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웨딩 날짜를 물어봤다.
원하는 예식일을 확정해야 했다. 그동안 미뤄둔 결혼식에 대한 대화를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나눈 후, 내년 4월쯤이 좋겠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사실, 남자친구가 6개월 정도밖에 안 남은 기간을 말할 줄 상상도 못 했다.
대부분의 좋은 예식장들은 1년 치 예약이 미리 잡혀있다던데... 마음이 조급해졌다.
내가 원하는 소규모에 하우스 웨딩을 할 수 있는, 쾌적하고 가성비 좋은 곳으로 하루라도 빨리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딩플래너님께 도움을 요청하자 내가 선호하는 예식장을 물어보셨다.
웨딩플래너님은 예시로 든 몇몇 예식장을 통해 나의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하우스 웨딩이나 스몰 웨딩이 가능한 예식장 리스트를 보내주셨다. 정말 빠르고 정확했다.
덕분에 일이 빠르게 진행됐다.
역시 혼자서 못하는 걸 굳이 끙끙대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를 고용하면 어렵던 것들이 쉽게 해결된다는 걸 느꼈다.
갑자기 예약이 잡힌 아모르하우스와 트라디노이 예식장 두 곳을 예약해서 방문상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