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빨리, 가구는 천천히
집을 사는 건 내가 살아갈 환경을 고르는 일이다. 40년의 대출 레버리지를 끌어올 정도로 심사숙고해 고른 환경에서, 나는 꽤 만족스러운 일상을 살고 있다.
유일하게 후회가 되는 점은 집을 더 빨리 매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미루었던 내집마련. 역설적으로 대출을 통해 안정감을 얻게 되었다.
가구는 천천히 고를수록 후회가 없었다. 이사 온 지 1년이 훌쩍 넘은 지금, 나는 거실 창가에 놓을 아르텍 테이블을 샀다. 전자기기를 꺼내 소파 테이블이나 식탁에 올려놓고 사용하다 보니 매번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거실의 베란다 확장 공간이 항상 비어 있었는데 그곳에 테이블을 놓고 앉아서 책도 읽고 컴퓨터도 하고 바깥 풍경을 보며 커피도 마시고 있다. 내 라이프스타일을 깨달을 때, 빈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아이디어가 생길 때 가구를 골랐더니 만족도가 높다.
방을 구성할 때 용도에 따른 공간 분리를 하는 게 중요했던 것처럼, 가구도 용도에 맞게 분리해 보니 삶의 질도 올라가고 생산성도 올라갔다. 다리 네 개 달린 똑같은 가구 같지만 사실 식탁은 식탁이고, 소파테이블은 소파테이블이고, 데스크는 데스크였다. 용도에 따라 사이즈, 재질, 기능이 천차만별이라 어떤 것을 구매해야 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사람들의 인테리어를 많이 찾아보기도 했다. 시기에 따라 찾아보는 가구도 달라진다. 이사 초반엔 큰 가구의 인테리어를 찾아봤다면 요즘은 데스크테리어를 찾아보며 감탄하고 있다. 끝이 없는 인테리어의 세계. 화려함에 현혹되지 않고 최소의 구매로 최대의 편리함을 뽑아내는 게 중요했다.
요즘은 아르텍 테이블 덕분에 행복한 일상을 즐기는 중이다. 집의 크기 때문에 가로 1미터의 작은 테이블을 놓은 건 아쉽지만 그래서 더 아기자기하다. 재택근무가 하고 싶어지고, 바깥에 있는 카페를 가기 싫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행복함만큼은 계속 상승하는 중이다. 이렇듯 공간 하나하나 소품 하나하나에서 나의 취향을 발견하고 보람을 느끼고 위안을 얻는다. 아이 있는 친구들이 집 사진을 보고 부럽다고 말할 때면 나는 대답한다.
“나는 남편도 아이도 없으니까 가능하지.”
혼자일수록 깔끔하고 예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혼자가 아닌 삶에서 하지 못하는 것들을 지금 누리고 행복해야 할 테니까. 내집마련한 1인가구라면, 혼자라서 더 좋은 ‘혼테리어‘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