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데요?
SEO와 Jayden의 인연은 한 스타트업에서 시작된다.
(디자인 전공생이 마케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멘땅의 헤딩기' 라는 글을 통해 작성하겠다.)
2019년 9월, '경영인 직속 마케터'라는 부담가득한 명칭의 포지션으로 인하우스 마케터 필드에 입성했다.
1차 면접 이후, 면접 과제로 '콘텐츠 작성' 과 '페이지 기획 및 제작'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제출하라는 요청에 '페이지 기획 및 제작'을 했고, 이 과제를 가지고 2차와 3차 면접을 통과했기에..
앞으로 사내에서진행 되는 모든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필요한 페이지들을 제작하는 업무를 우선적으로 하겠구나, 생각하고 이를 준비해서 입사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해 있는 힘껏 자리에서 낯을 가리고 있었는데
팀장님께서 노션 페이지 한장을 주시며 말씀 주셨다.
"우선적으로 인계 받아 진행 할 업무니까 잘 살펴봐요"
몇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해당 페이지 타이틀을 봤을 때의 난처한 감정을 잊지 못한다.
"네이버 블로그 SEO 결과 보고서"
아니 SEO가 뭔데?
연차와 경험치가 쌓인 지금이야 검색엔진에서 검색 결과 최적화가 가져오는 엄청난 위력을 알고 있고, 어떤 식으로 일을 해야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지 여러 노하우가 있지만 그 당시 1년차 주니어 Jayden은 어떤 연유로 이 당황스러운 노션 페이지를 나에게 전달 주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작정 노션 페이지를 읽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완벽하게 해당 페이지가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SEO가 뭔지 대략적인 설명과 기 진행했던 블로그 링크와 성과가 담긴 스프레드 시트 링크가 붙어있었다.
SEO는 목표한 키워드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우리 브랜드에 대한 글이 검색 상위에 노출되게 하기 위한 목적성을 띄고 활동하는 것이다. 키워드를 검색하는 유저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검색을 한다.(ex.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얼마에 살 수 있는지 등) 그렇기에 해당 검색결과의 상위 포지션에 놓여 있을 수록 유입과 구매 전환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구나
그럼 기존에 어느 업체와 어떻게 진행했고, 어느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었던거지?
레뷰라는 플랫폼으로 진행했고, 레뷰에서는 이 담당자와 함께 커뮤니케이션 했으며, 월 평균 200만원의 예산을 통해서 20건을 발행, 회원가입 210명과 매출 4천만원 정도를 내왔구나. (블로그 내 삽입 링크 기준)
그럼 Roas가 어떻게 나오고, 유저 한명당 CAC는 이정도.. 음 이런 효율의 매체구나.
이게 효율이 나오는건가..? 이런 키워드를 선정했네..? 상위 노출은 되는데 글들이 오래 살아있지도 않네..?
데이터를 가지고 면담 신청을 했다.
팀장님, 제가 처음 맡아서 진행해보는 거라 경험이 없어 데이터 값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정도 효율을 가져가는게 성과가 나온다고 할 수 있는건가요..?
콘텐츠를 검색결과에 안 깔아 놓을 수는 없으니, 일단 최소 집행 금액으로 해보세요.
넵..! 그렇다면 KPI는 뭐로 잡고 갈까요? 가입 전환일까요 아니면 거래액일까요?
"둘 다 잡으세요"
일단 기존 레퍼런스를 100% 참고해서 세팅하고, 레뷰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해서 블로거들을 섭외하고 진행하고 정산까지 처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나서 데이터를 트래킹 해봤다.
데이터를 통해 네 가지를 인사이트를 얻었다.
1. 검색 쿼리량이 어느정도 나오는 키워드 검색 결과에 상위 노출외 되면 하면 서비스로의 유입량은 크게 증가한다는 것. = 키워드 쿼리량의 중요성
2. 콘텐츠 구성 방식에 따라 조회수 대비 링크 유입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 = 콘텐츠의 중요성
3. 쿼리량이 낮은 롱테일 키워드일 수록 상위노출이 쉽고, 전환율도 높아진다는 것. = 롱테일 키워드의 강점
4. 신규 가입 유저를 딜리버 하는 것은 나의 몫이지만, 구매 전환 및 리텐션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고 이는 프로덕트팀과 협업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 = 유저 퍼널에서 앞단을 담당한다는 것
얻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콘텐츠 구성 방식 AB테스트를 진행해서 최적화 시키고 (삽입 링크 위치, 콘텐츠 스토리텔링 등)
단순 쿼리량이 높은 숏테일 키워드 보다, 롱테일 키워드의 양을 늘려 SEO 캠페인을 설계했다.
또한 월별, 시즌별 검색량이 급증할 것 같은 키워드를 미리 분석하여 선점하였다.
그렇게 약 9개월 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매달 월 평균 200만원의 예산으로 300명의 신규 가입 유저를 딜리버 하고,
월 평균 1억이 넘는 GMV를 발생시키는 채널로 최적화시켰다.
9개월간 가장 인상적이였던 경험은 2020년 4월달에 진행한 캠페인에서 키워드 분석을 진행하며 시즈널한 이슈가 있는(검색량이 급증하는) 롱테일 키워드를 선점하여 상위노출을 진행한 것이다.
되게 specific한 하나의 키워드를 네이버 view탭에서 약 37일간 1위로 상위노출 시켰는데 이 키워드를 통해서 약 2억4천만원 어치의 GMV가 발생했다.
서비스와 fit한 키워드 선정의 중요성과 이것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스타트업 씬에서 한가지 일을 깊게 파고 들기에는 리소스가 부족하기에(여러가지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처내야 그로스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좀 더 파보지 못했던 것, 그리고 추후 프로덕트 팀으로 넘어가 제품 개발과 전략 기획 쪽으로 일하느랴 타 마케터분께 인수인계를 진행한 것이 아쉽지만,
SEO를 최적화한 경험은 지금의 내가 이 곳에서 SEO를 메인으로 잡아 성과를 내게 된 것에 주요한 능력치가 된 것 같다.
현재는 네이버를 넘어 구글 SEO도 메인으로 잡아 진행하며 서비스의 MAU를 높이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테크니컬적인 요소들에 대한 이해도도 생기고, 검색 엔진 별 이해도도 높아졌다. (구글 크롤링 봇이랑 지독하게 연애중이다.)
SEO의 가장 큰 강점은, 쿠키리스 정책으로 인해 사막에서 바늘찾기 정도로 세밀한 타겟이 어려워진 퍼포먼스 마케팅 씬을 대체할 수 있는 채널이 될 수 있다는 것 같다. 사람의 '니즈'가 노골적으로 들어나는 검색어를 타겟으로,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담긴 콘텐츠를 발행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서비스로 전환시키는 것.
어떻게 보면 유저 퍼널 분석의 젤 앞단계에서 강력한 전환 트리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