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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단우 Apr 01. 2020

[재즈] 레스터 영, 빌리 홀리데이

a musical romance

<a musical romance>

서정적인 음색의 색소포니스트, 레스터 영. 그리고 그의 오랜 친구였던 최초의 재즈 디바, 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인종차별에 대해 노래한 ’strange fruit’을 통해 그녀는 흑인 최초로 TIME지에 얼굴을 올렸다. ‘남부의 나무에는 이상한 열매가 열린다. 잎사귀와 뿌리에는 피가 흥건하고, 남부의 따뜻한 산들바람에 검은 몸뚱이들이 매달린 채 흔들린다.’ 최초의 루이스 앨런의 시를 빌리 홀리데이는 노래로, 그리고 훗날 이는 릴리언 스미스에 의해 소설로 탄생하게 되며 이는 당해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다.

기구한 출생부터 순탄치 않았던 그녀의 생애는 그녀의 감수성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 노래한 그녀는 당시 재즈계에서 비주류로 평가되던 보컬의 영역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으며, 늘 차자꽃 한 송이를 머리에 꽂고 정조한 태도로 일관했던 공연장에서의 모습으로 인해 ‘lady day’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Lester Young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속에서 외계어를 말하고, 평생을 색소폰으로 소통하려 했던 레스터 영. 그의 삶은 지극히 예술적이었으며, 동시에 그는 항상 고립되고 동떨어진 세상 속에 홀로 존재했다. 나는 이를 고독의 이상적 승화 작용이라 생각함에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인간의 숨소리와 가장 흡사한 악기,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며 마일스 데이비스로 대표되는 cool jazz의 실질적 창시자이기도 하다. 색소폰의 거장으로서 콜맨호킨스와 비교할 때 서정성, 유연함, 부드러움 등의 키워드로 표현되는 그의 연주방식은 언제나 절제의 미학이었다. 그것은 아마 삶의 투영이었을 것이고, 결국 그의 일관된 태도는 president라는 뜻의 별명 ‘pres’로 통했고, 미국 재즈의 역사에서 후대의 존 콜트레인 같은 색소포니스트들 뿐 아니라 찰리파커나 마일스 데이비스 등 트럼펫 연주자를 포함한 모든 재즈 뮤지션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불어 넣었다.



좋아하는 두 뮤지션에 대해서만 살짝 풀어봤지만, 재즈는 사실 ‘장르’가 아닌 ‘문화’다. 재즈를 이해하고 싶다면, 지식인에서 ‘재즈의 정의’를 검색 할 것이 아니라, 한국사를 공부하듯 미국의 역사와 흑인의 시대상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미국 남부지방의 항구도시 뉴올리언스에서 흑인들이 흥얼거리던 노동요로, 그들의 한을 담아 풀어내던 문화로 받아들인다면 재즈는 우리에게 훨씬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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