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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나 Mar 06. 2020

종교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작가_Sophy

 코로나 19 사태로 알게 된 S종교. 내 인생 33년 동안 이름만 들어봤던, 실체는 알 수 없었고 관심도 없었던 그 종교. 내가 이 종교를 최근에 들었던 것은 작년 가을쯤, 친구와 산책을 하던 중 길거리에서였다. 어떤 아저씨 한 분이 몸 앞뒤로 피켓을 걸고 확성기로 시끄럽게 소리치고 있었다. 아저씨의 과격한 말투와 피켓에 거칠게 쓰인 빨간 글씨는 뭔가 모를 위협적인 느낌이 들어 피했지만, 걸어가며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보니 '이 곳은 S종교가 모이는 곳이다, 이곳을 당장 폐쇄해야 한다, 내 아들을 돌려 달라.' 이런 이야기였었다. 친구와 나는 당시 S종교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었기에 그 아저씨가 왜 저렇게 시끄럽게 소리치는지 알 수 없었고 그저 지나쳤다. 그리고 2020년 3월, 대한민국에서 이 종교를 모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헌법 제20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질 수 있으며, 종교의 정교나 이단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 조항만 놓고 생각하면 S종교를 사이비다, 이단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없으며 사실 이렇게 규정하는 것은 정통파들의 주장이다. 나는 사실 종교를 떠나 어떠한 것이든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대세보다는 소외된 자들에게 조금 더 마음이 가는 성향이 있다. 역사적으로 오래되었고 많은 사람이 따르는 것이 꼭 진리이거나 정답일까, 그리고 소수를 억압하고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지금 사이비, 이단이라고 불리는 종교들은 종교적 신앙심을 선한 영향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 반사회적이고 배타적인 성향이 짙으며 사실 이들은 종교라기 보단 종교의 탈을 쓴 다단계 조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는 보장하지만, 만약 사회의 악으로 뿌리내려 사회 전반을 뒤흔들 만큼 공동체를 파괴하는 종교라면, 그것도 종교의 자유로 보장해야 할까? 현재 국가가 S종교에게 법적 소송을 걸었던 명분은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와 불법 부동산 매물 관련이다. 종교의 반사회적, 반인륜적 성향에 대한 언급은 크게 없었다. 사실 코로나 19 사태가 크게 퍼지게 된 것은 S종교의 이러한 특수적인 성향 때문인데 이런 부분을 법적 책임으로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는 부분이 무언가 갈증이 났다.      


 물론 올해 초 대전지방법원에서 S종교 탈퇴자 3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내린 사실은 참 다행이다. 재판부는 'S종교의 모략 전도 방식은 사기 범행의 기망이나 협박 행위와도 유사하며, 사회 공동체의 질서유지를 위한 법규범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 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다. S종교가 지금처럼 확산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종교로 등록하지 못하는 곳도 문화센터로 위장하여 허가를 받은 후 그곳에서 암암리 종교 활동을 벌였던 것, 대규모 종교행사를 평화 위장단체로 위장하여 잠실 주경기장을 매년 대관해서 진행했던 점 등 그들의 신분을 속이고 종교 활동을 벌인 것인데 담당기관자들은 이들이 사이비 종교인 줄 알지만 이들을 못 하게 막을 법적 근거가 없어 허가해줄 수밖에 없다고 입 모아 얘기한다. 그렇다면 법 조항에서부터 반사회적, 반인륜적인 종교에 대한 언급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섣부른 판단으로 종교의 자율성과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조차 없다는 것은 공동체와 관련해 종교 분야에는 무질서 적이고 무한한 자유를 책임 없이 던져주는 꼴이 아닌가 싶다.     


 덧붙여 2항의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에서 S종교의 총회장이 끼고 나온 박근혜 시계를 보면 웃음이 나온다. 시계 하나를 두고 갑론을박 난리이다. 그 시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따지는 것을 떠나 전 국민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수많은 종교인이 정치 여론과 표몰이에 활용되었다는 상상은 머릿속에서 누구나 쉽게 떠오른다. 부정한 정치 여론의 사각지대, 종교집단인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의 모든 책임이 S종교에 있다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S종교는 그들의 특수한 성향 때문에 국가적, 인적, 물적으로 엄청나고 막대한 피해를 입혔으며 S종교는 이것을 전 국민이 납득할 만큼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가 무분별하게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인 헌법 제20조도 분명 바뀌어야 한다. 

     

작가_Sophy


*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베이직 커뮤니티' @with.basic.community

        다음 카페 '캠페인 모임’ http://cafe.daum.net/campaignmeeting

* 헌법읽는청년모임 멤버 18명의 헌법 독후감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공유 중입니다. 굉장히 사적인 청년들의 헌법 독후감은 우리들의 숨은 이야기와 함께 한 권의 책으로 4월 중 출판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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