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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나 Apr 01. 2020

쾌적한 환경과 환경보전 사이에서

작가_Sophy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은 에어컨이 없었다. 한여름에는 선풍기 두 대로 버텼다. 왜 우리 집은 에어컨이 없는지에 대한 불만은 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도 없었다. '여름은 원래 더운 계절이다. 더우면 더운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게 아버지 말씀이었다. 이와 같은 논리는 겨울에도 적용되었다. 겨울 역시 난방을 잘 틀지 않는다. 대신 실내에서도 옷을 몇 겹이나 껴입었다. 주위 친구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깜짝 놀란다. 우리 가족이 살아온 방식은 그다지 쾌적한 환경이 아니었을지 모르나 어찌 되었건 좀 불편하더라도 이렇게 살려면 살아진다는 것이다. 


  인간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기온, 습도뿐 아니라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것들, 편리한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여름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집)에서 온도를 낮춰주는 에어컨, 습도를 조절하는 제습기를 튼다. 몸에서 나는 땀을 씻어 내기 위해 샤워를 하고, 냉동실에서 갓 꺼낸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상상만 해도 우리는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 중 이러한 '쾌적한 환경'을 즐기면서 환경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인간이 쾌적함을 누리기 위해 환경은 계속 파괴되고 있다. 쾌적함과 편리함에는 항상 대가가 따르고 있다.


  지질학적으로 따지면 우리는 중생대 백악기를 지나 새로운 시대인 '인류세(Anthropocene)'에 살고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인류세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인간이 존재하면서 만들어낸 지구환경의 많은 변화가 이 짧은 기간 동안 나타났기 때문에 시기를 따로 분리하기 위해 제안된 용어이다. 지구는 인류세에 진입한 후 엄청난 이산화탄소의 증가, 플라스틱 화석, 핵실험으로 파괴되고 있다. 인간은 지구를 파괴하기를 원한 것이 아니다. 단지 인간의 영향력이 다른 생물에 비해 너무나도 크기에 감당하지 못할 결과들이 초래되고 있다. 문명의 발전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더 편하고 쾌적하게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파괴시키고 있는 악순환 구조인 것이다.


  환경오염, 지구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내가 무엇을 하던 모든 것이 환경오염과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의 삶은 환경 파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러한 생각은 결국 미니멀 라이프로 이어진다. 단지 예쁘기 때문에, 유행이니까, 좀 더 편리하니까 손쉽게 이루어졌던 과소비들은 점차 줄어든다. 낡고 오래되고 어쩌면 불편한 것들을 계속 사용하고 이것을 나뿐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 이것이 일반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공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지금은 매일 미세먼지, 대기오염농도 지수를 체크하며 마스크를 쓰고, 공기청정기에 의존하는 삶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과 안타까운 감정,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구가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에 초조함마저 드는 요즘이다. 


작가_ Sophy



*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베이직 커뮤니티' @with.basic.community

        다음 카페 '캠페인 모임’ http://cafe.daum.net/campaignmeeting

* 헌법읽는청년모임의 헌법 독후감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공유 중입니다. 굉장히 사적인 청년들의 헌법 독후감은 우리들의 숨은 이야기와 함께 한 권의 책으로 4-5월 중 출판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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