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f f e c t
진짜, 진짜로 범상치 않은 사람을 발견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통칭 음악가... 아직 더 탐구해 볼 필요는 있다만 그의 연주를 본다면 "형용할 수 없다"는 표현이 안타깝다.
무슨 이런 표현이 최고의 칭찬인가? 추하고, 악하고, 더럽다! 그러고도 당신이 인간의 언어인가?
Enrique Bàtiz(1942/05/04~2025/03/30), 장담컨대 모든 독자가 처음 들어볼 거다. 등시에 그의 연주 영상들의 조회수는 하찮기 그지없다. 나도 최근에야 겨우 알게 된 이름이니 다른 것 없다.
처음 들어본 연주는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이다. 공부하면서, 깔짝깔짝 거리면서, 뇌에 지식 대신 블루라이트를 주입하며 종이 쪼가리를 살피는데, 어우, 이 사람 에너지가 굉장하다. 잠시 듣다가 다른 곡을 듣고 싶어 지휘로 옮겨갔다.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6번, 아! 이 곡 한다면 할 말이 진짜 많으나! 이곳에서 참는다.
몰락Untergang의 위대한 곡을 듣고 있는데, 어우, 범상치 않다, 넘쳐서 곧 터질 에너지, 하늘에서 뚝뚝 슬라이딩 타는 위대한 expression, 압도하는 템포, 만물을 삼킬 쓰나미. 이 곡은 플레트네프Pletnev께서 창조한 음악이 그토록 성스러워 닳도록 들었음에도 그의 압도적인 파도에 무릎을 꿇어 서로 예를 차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가장 강렬한 것은 음악 그 자체― 파멸Verderben이 그 세상에 등장한 것이 초인Übermensch이나 다름없다.
여러 연주를 들어보다가... 어제 "형용할 수 없는" 연꽃이 사르르 내려앉았다. 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체르토 3번이라. 이거 지금은 너무 유명한 곡이 되지 않았나? 그 임 씨 덕분에 말이다. 어이고 조회수가 이젠 18000000이네.
언급을 하자면 그는 그 큰 무대에서 연주한 것을 최근 음원까지 냈지만, 난 2024/02/17 연주를 추천한다. 그가 그때의 연주가 30% 정도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감히 뜻해보면 이때의 연주는 50~60% 정도는 나온 것 같다. 그렇다고 두 배 더 잘했다 그런 건 아닐지며 실상은 당사자만 알 것이다. 이링공뎌링공 하든 24년 저때의 연주는 위대하다!
그리고 그 또한 위대하다! 강렬한 사운드, 황금 실로 연결되는 표현의 음악, 덮치고 습격하는 커다란 지진이 참으로 아름답게 돌진한다. 잘 받는 오케스트라는 덤이다.
풍부한 사운드에는 음색 덕분만이 아니다. 뜬금포 멜로디, 그것들이 자연히 흐르는 내성에 의미를 정해준다. 고로 여러 사람이 연주하는 듯한 효과가 폭발하는 차르 봄바나 다름없다. 잘 받는 오케스트라는 덤이다.
갑자기 덮치는 게 중생대 백악기 때 떨어진 소행성 ―팔레오기 대멸종―을 직관하나 뭣도 모르겠는 e f f e c t 가 나를 사납게 공격한다. 그의 소행성은 과연 괴이한데, 음악의 앞뒤를 조종하는 것이 장난이 아닐지어다. 무어가 평범한 듯한데, 그 조정력이 note 하나하나의 아름다운 삶을 대변해 준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보라! 폭발하는 소리를!
보라, 사무치는 삶을!
보라, 스쳐가는 바람을!
놀라운 것이라 도착하는 것은 그들의 유사점이다. 내 생각엔 아마 Bátiz께서 임윤찬의 연주를 열심히 들어보신 것 같다. 이 연주가 89년 연주이니... 아주 정확하다.
놀라운 것은 음색이다. 어찌 그리 비슷하나? 물론 이분은 체격이 크시기에 임윤찬의 음량과 뚜시뚜시해 보는 것은 좀 거시기하다. 그러나 그 퉁명[투명]하고 비스듬한 유리 같은 대지의 음색이 그 무어보다 강력하다― 확실하게 집자, 음색과 사운드는 다르다. 음색은 물감의 색깔이요, 사운드는 물감의 양이다. 이것은 피아노가 가진 것 덕분까지 있음에도 비범한 색채이다.
놀라운 것은 템포이다. 나는 임윤찬 외에 3악장의 위 부분을 그렇게 빨리 하는 사람을 거의 못 봤다. 아니 애초에 작곡가 본인도 느리게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위대한 경멸Verachtung이 보인다. 등시에 격한 속도로 우리를 강타하는 것이 우리를 격하게 반긴다. 끊임이란 없이 계속하여 울리는 초목 배경의 터전을 아름다우리라 조성하여 변화 추구미를 들이켠다. 무아지경의 빠른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덤, 이게 내가 원한 것이다! 여긴 작곡가가 그렇게 쳤거늘!
만물 아름다운 세계를 관조하려 하고프면, 이의 것에 귀를 가져다 대보라. 그리고 시간은 응대해 소멸되고, 공간이 응대해 축소되고, 차원이 응대해 쪼그라들 것이다.
그리고 당신도 응대될 것이라, 당신의 인간도 응대될 것이라, 당신의 심장도 응대될 것이라, 당신의 내장들도 응대될 것이라. 대롱대롱 당신의 심장 내 머리 내장 위 매달린 검은 구름에서 무거운 빗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이라.
S.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3 in D Minor, Op.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