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비빔밥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를 함께 할 '작가의 꿈'을 찾습니다.

by 김숙진

앱을 서핑하다가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 되었다. 늘 '쓰기'에 마음이 가 있는 터라 채널을 추가하고 소식과 정보를 받기 시작했다. 그때가 2020년 7월이다. 브런치 창을 열어보니 브런치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스템이 좋았다.

2019년 초겨울부터 지면을 통해 발표된 몇 개 안 되는 수필과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습작들을 모아 브런치 작가서랍에 넣어두고, 멋진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기분으로 브런치에 올라오는 작가들의 글을 읽었다. 장르를 넘나드는 방대한 양의 글을 이토록 편하게 읽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브런치 플랫폼 세계는 놀라웠다. 덕분에 한 동안 새롭고 흥미로운 글들 속에서 홀리듯 빠져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힐끔힐끔 자꾸 눈길이 가는 '브런치 작가신청'을 짝사랑하다 들킨 사람처럼 해버렸다. 결과는 다음 기회에..., 브런치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4년 넘게 독자로서 작가서랍을 채우며 브런치 작가의 꿈을 키웠다.

' Congratulations on your 10th anniversary, Brunch!' - 브런치가 열 살 된 지금, 나는 드디어 브런치 작가 한 살의 영광을 얻었다. 학원강사 스무 살, 학원장 열여덟 살, 심리상담사 열 살, 수필가 다섯 살로 살아오면서 오감으로 느꼈던 깨달음을 수필과 에세이로 승화시켜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20여 년 학원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성적보다는 마음이 먼저 흔들리는 것을 보았고, 대학진학보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방황하는 눈빛들과 마주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현대심리학의 언어로 아이들의 마음을 듣고, 명리학의 지혜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읽어왔다. 형형색색 수백 가지의 적성과 기질, 그들만의 빛깔을 찾아내주기 위해 애써왔다. 나는 이제 이 과정을 브런치를 통해 세상에 내보임으로써 나 스스로에게 위로받고자 한다.

오성급 호텔 전문 스테이크 요리와 같은 글보다는, 콘셉트 호텔 '퓨전 비빔밥' 요리과 같은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 브런치 독자님들에게 삶의 결을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결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는 글을 담담하게 건네고 싶다.

모두 함께 걸어가는 브런치 길 위에 내 꿈도 함께 걸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어둠을 밝히는 빛과 같이, 책과 플랫폼이 만난 문학계의 빛으로 브런치 스토리가 '눈으로 보는 세계'를 넘어 '의식이 인식하는 세계'로 백 살을 넘어 長生不老 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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