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일출/월출/노을/ 구름/ 바람/ 자아성찰/마음 챙김/자연교감
오스트리아 노이지들러 호수 위에 일출과 노을 그리고 밤하늘의 달과 별은 아홉 날을 머무는 동안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다. 색이 다르고, 빛의 방향이 다르고, 바람의 숨결이 달라서일까, 같은 하늘 아래서도 물빛은 늘 달라지고, 구름의 결은 매 순간 새로 태어났다. 그 변화의 숨결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나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마음이 먼저 기울었다.
그러다 매일 달라지는 호수의 하늘을 바라보며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빛이 달라지고 바람이 바뀌는 듯 보였지만, 변한 것은 자연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었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흔들리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자연은 그 어떠한 감정도 품지 않는다. 해는 떠오르고 달은 차오른다. 구름은 흘러야 하니 흘러가고, 바람은 불어야 하니 분다. 비는 그저 내릴 뿐, 모든 것은 스스로의 때를 따른다. 그들은 한 번도 머뭇거리지 않고, 이유를 찾지도 않는다. 그 단순한 질서 속에서 자연은 완벽하다.
기쁨도 슬픔도 없이 그저 제 자리를 지켜내 해는 아침에 빛나고 달은 밤에 빛난다. 구름은 그 빛을 가려 우리로 하여금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바람이 지나가면 물결은 잠시 흔들리다 이내 고요로 돌아간다.
이처럼 세상의 만물은 제 자리를 지킬 뿐 흔들리지 않는다. 인간만이 그 질서를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 헤매며 감정의 파도 속에 자신을 던져 기뻐하거나 절망한다. 어쩌면 삶의 지혜란 자연처럼 제 할 일을 하며 흘러가는 것, 그 단순한 흐름 속에서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알아차리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흐르라, 그리고 존재하라"
세상은 이미 이 단순한 원리 속에서 충분히 조화롭다. 멈추지 않으려 애쓰지 않고, 더 가지려 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자연이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삶의 방식이 아닐까.
노이지들러 호수에서 마주한 하루하루의 변화는 내 마음의 풍경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침묵 속의 자연은 흔들리는 나를 담아내었고, 나는 그 고요한 리듬 속에서 비로소 나의 자리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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