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 싶어서

by 김모씨

작가가 되고 싶어서


어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다 읽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간단하게나마 책의 리뷰를 적어야 하나 고민을 하며 인터넷을 뒤적이는 데 때마침 황보름 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눈에 띄었다.

2018년에 이야기를 완성하고 아무런 기대감 없이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한 작가. 당시에는 브런치 구독자 중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브런치나 블로그나 독자가 없는 글을 쓰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 (이때부터 황보름 작가와 나의 공통점을 애써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

이미 쓴 소설이기에 클릭 몇 번으로 공모를 마치고 종이책까지 출간하게 된 작가의 이야기를 홀린 듯 읽어 나갔다.

몇 년 간 독서 모임을 참여 해오다 작은 서점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엄두를 못 냈다는 작가.(완전 내 얘기잖아!)

하지만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뒤로 황보름 작가와 나는 다른 길을 걷는다.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들 때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몰입하는 즐거움을 느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누워서 기사를 읽다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2017년 처음 나온 에세이는 1쇄도 다 안 팔렸지만 의기소침한 와중에도 ‘뭐라도 써야겠기에’ 책상에 앉기를 반복했다는 황보름 작가는 막연히 책 세 권을 내겠다는 목표하에 그저 꾸준히 써나갔다.

작가로 생계를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 판단하고 다시 재취업해 직장 생활을 하던 그녀는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5개월 만에 13쇄, 11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최근 사직을 했다고 한다. (축하합니다. 작가님)


책 읽고 글 쓰던 7년 가량의 시간이 힘은 들었지만 행복했다고 말하는 작가의 인터뷰를 읽으며 한밤중 가슴이 뜨거워졌다.

글 쓰는 즐거움을 조금 느끼다 작가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내가 감히. 이런 생각만 반복하며 정작 쓰는 노력을 하지 않던 스스로가 한심해졌다.

이제부터라도 작가가 되든, 못 되든 한번 열심히 읽고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구체적으로 자투리 시간은 책을 읽는 데 쓰고, 하루에 여섯 시간은 무엇이 되었든 책상에 앉아 쓰려고 노력하기. 언제까지? 쉰 살까지!

왜 그래야 되냐고? 돈도 안 나오고 아무도 읽지도 않는 글을 왜 써야 하냐고?

그야 작가가 되고 싶어서, 그럼 혹시 작가가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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