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욕과 불감증 사이

주5일 글쓰기

by 김모씨

글쓴이 : 김모씨


성욕을 잃은 지 오래다. 일과를 마치면 그저 누워서 편하게 쉬고 싶다. 남편이나 연인이 옆에 누워있어도 마찬가지다. 대화로 교감하고 손을 잡는다든가, 껴안기, 짧은 입맞춤까지는 괜찮다. 그 후에는 그저 편하게 누워 잠을 자고 싶은 마음뿐이다.

사랑하면 함께하고 싶고, 함께하면 만지고 싶은 게 당연지사다. 상대의 요구에, 애정에 대한 보답으로 다음 단계로 진도를 나가기도 하지만 어찌해서인지, ‘어서 마치고 잠자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성욕을 잃기 시작한 게 언제였더라. 잠자리가 숙제처럼 느껴진 지 오래다. 그걸 진정으로 즐겼던 적이 있었던가. 까마득하다.

최근에 혹시 내가 불감증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 적이 있다. 생물학적인 자극에 남들만큼 자극이 오지 않는 것 같다. 사는 데 지장이 없어서 원인을 찾고, 치료할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삶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 치부해왔다.

그런데, 어쩌면 이건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남은 평생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도 상관없다. 하지만 동반자가 그렇지 않다면, 짧지 않은 세월을 속마음을 숨긴 채 마지못해, 그야말로 한 침대에서 동상이몽하는 건 여러모로 비극이다.

문제를 의식했다고 당장 바뀌는 건 없다. 함께 하는 밤은 언제고 찾아오기 마련이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식(?)으로 전개가 되면 그때에야 비로소 여러 생각을 하느라 머릿속이 분주해진다. ‘왜 나는 상대를 사랑하는 데 성욕은 느끼지 못하는 걸까.’ ,‘나의 몸은 왜 상대처럼 반응하지 않는 걸까.’ 같은 고민을 하느라 그 시간에 더욱 집중할 수가 없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성인이 되고서 20년이 흐른 후에야, 결혼 생활 10년을 채우고 나서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 내가 우습다. 좀 더 어릴 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면 평생 혼자 살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거나 적어도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하는 등의 노력을 해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의 신체 구조에 대한 탐구나 심리적 원인을 찾아보려는 시도와 함께 말이다.

그래서, 오늘 밤은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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