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은 병원 두 군데를 돌며 다 보냈다.
먼저 찾은 곳은 피부과였다. 6번째 관리가 있는 날, 관리사가 머리 카락을 밴드로 고정시키며 말한다. "오늘은 인트라셀 시술이 있어요. 괜찮으시죠?"
인트라셀이라면 얼굴에 스템플러를 찍는 느낌을 받았던, 내가 지금까지 받은 것 중 가장 아픈 시술이었다. 아픈만큼 효과가 좋다면야, 들인 돈도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마취크림을 바르고 약 30분간 잠을 청했다.
친절한 의사는 토닝 시술도 가볍게 받으시라며 얼굴을 레이저로 지졌다. 토닝 레이저는 이제 기분좋은 간지러움 정도다. 드디어 인트라셀 시술이 시작되었다. 두 번째라 익숙해질 거라 생각했은데 웬걸, 처음보다 고통이 심했다.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고, 의사는 시술 중간 약솜으로 피와 눈물을 함께 닦아주었다. 아픔을 잘 참는다는, 살면서 여러번 들어와 익숙한 칭찬을 받으며 시술을 마쳤다. 진정 팩을 붙이고 또 한동안 침대에 누워있다 병원을 나서면서 거울에 비춰본 내 모습은 얼굴에 스탬플러 자국이 가지런히 난데다 빨갛고 퉁퉁 부어있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마취통증 클리닉이었다. 얼마 전 부터 수영을 하다보면 왼쪽 무릎에 통증이 왔다. 통증이 온 후엔 다리를 절뚝일 정도로 회복이 되지 않아 어떤 영법도 할 수 없어 수영을 멈춰야했다. 걱정되는 마음에 찾은 병원이었다. 대기실엔 할아버지, 할머니가 언뜻봐도 열 분은 넘게 진료를 기다리고 계셨다. 한 시간 후 진료 가능을 통보받고 일단 병원을 나서서 대강 끼니를 때우고 돌아왔다.
의사는 무릎에 초음파 촬영을 하더니 심각하지 않은 염증이 있다고 진단했다. 무조건 주사를 놔주기로 유명한 병원으로 듣고 왔는데, 역시나 경미한 염증에도 주사 시술을 권하기에 약물과 물리치료를 먼저 받아보겠다고 했다. 벌써 주사를 맞기 시작하면 나중에 늙고 병들면 정말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의사와 약 2분간 지속되는 진료를 마치고 물리치료실로 향했다. 뜨끈한 온열침대에 누워 더 뜨~끈한 찜질기로 무릎을 감쌌다. 입에서 절로 '허~어'하는 신음이 세어나왔다. 경직된 관절이 오랜만에 릴렉스하는 느낌이었다. 찜질 후엔 두 차례에 걸쳐 전기 치료(?)를 했다. 관절과 염증 사이사이로 잔잔하게 흐르는 전류를 느끼는 동시, 이 순간이 영원하길 빌며 두 눈을 꼭 감은 채였다.아쉽게도 타이머가 울리며 도심속 천국 '마취 통증 클리닉'을 떠나야 했다.
집에 돌아오니 오후 출근 까지 30분 남짓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병원을 두탕이나 뛰느라 고생한 몸을 또다시 뉘이기로 했다. 폭신한 매트는 병원과 또다른 차원의 편안함을 준다. 이대로 몇 시간이고 누워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돈을 벌기위해 몸을 일으켰다.
가뜩이나 눕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어깨와 허리, 팔, 다리 어느 곳하나 성한 데가 없어 누워 지내는 생활의 연속이다. 오늘은 아이들이 하교 후 악기 수업을 위해 센터를 떠난다. 고로, 몇 시간 동안 센터에 나 홀로 남게 된다. 아, 고민도 지체도 없이 깨끗이 씻고 자리에 누워야겠다. 얼른 회복해서 짧게 눕고 오래 활동하는 생활을 시작해야하니 말이다.